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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Jul 27. 2021

점심 후엔 아아, 독서 후엔 독후감

스마트한 독후감 쓰기

독서 관련 자기 계발 도서를 읽다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을 발견할 수 있다.  

'책을 많이 읽고 책을 읽고 난 뒤엔, 독후감을 쓰세요!' 


너무나 어려운 독후감 쓰기

10년 전,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독후감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독후감을 쓰려니 쉽지 않았다. 책에 메모처럼 적어야 하는지, 정약용 선생님처럼 필사를 해야 하는지, 타이핑을 해서 컴퓨터에 저장을 해야 하는지, 사진을 찍어서 핸드폰에 저장을 해야 하는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그냥 쓰지 않기로 했다. 

 

독후감 쓰는 시간에 한 권이라도 책을 더 읽으려고 노력했다. 독후감을 쓰지 않으니 책 한 권 읽는 속도가 빨라졌고, 독서 어플을 사용하는 데, 읽은 책에 표시되는 숫자가 높아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책을 많이 읽으니 똑똑해진 것 같고 마치 박사라도 된 것 마냥 우쭐한 기분마저 들었다. 이래서 책을 읽나보다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독후감을 쓰게 만든 충격적이고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책을 읽으면 대부분 장점이 많다. 하지만 한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면 바로 책 값이다. 요즘 책 한 권 가격이 1만 5천 원에서 2만 원 중반대로 형성이 되어 있어서 7권 만 구입해도 10만 원이 훌쩍 넘어간다. 그 당시엔 책을 억지로라도 읽으려고 도서 구매 예산을 월 10만 원으로 책정하였다. 나름(?) 다독을 하다 보니 책 값 부담이 만만치 않아 도서관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바로 여기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주말에 도서관에 방문하여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아 자리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한 1/3 쯤 읽어나갔을 때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한 문구들이 책에 적혀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순간 표절을 의심했다. 그 당시에도 유명인의 논문 표절 등의 이슈가 많았기에 뭔가 한 건 잡아낸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탐정이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더욱 집중해서 책을 읽었다. 도서관 마감 시간이 됐음에도 독서를 마치지 못해 책을 대여하여 집에 가져왔다. 


집에 도착해 책상 위에 책을 놓아두고 방을 나가려고 할 때, 굉장히 싸한 기분이 들었다. 뭐에 홀린 듯 책장 앞으로 가서 싸한 느낌이 드는 곳을 바라보니, 내가 오늘 빌려온 책과 동일한 제목의 책이 책장에 꽂혀있던 것이다. 

두 책을 비교해보니 결국 동일한 책이었다. 한 달 전에 구매해서 그때도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이었는데, 한 달 만에 그 내용들을 모두 새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뒤에 다시 감명 깊게 읽었다. 정말 너무 허무했다. 외국 도서와 달리 우리나라 도서들은 표지가 있다. 내가 서점에서 구매한 책은 표지가 있었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표지가 없었다. 표지가 없으니 다른 책처럼 보였던 것이다. 핸드폰을 잃어버린 줄 알고 정말 집안을 샅샅이 뒤졌는데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은 느낌이랄까? 정말 너무 허무했다.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책인데 표지를 벗기면 다른 책으로 보인다. 


다시는 그런 허무한 감정을 느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책 내용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독후감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은 먹었지만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 독후감 관련 책들을 읽었다. 책에서 하라는 대로 일단은 시도를 해봤다. 처음엔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우울해졌다. 도서어플에 읽은 권수를 늘려나가는 재미도 있었는데 그 재미가 사라졌다. 열등생이 된 것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런 허무한 감정은 더이상 느끼고 싶지 않았기에 꾸준히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다. 


그리곤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모든 책을 독후감을 쓰진 못하지만 독후감 쓰는 것의 힘을 알기에 되도록이면 독후감을 쓰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쓴 독후감이 300권이 넘는다. 그 당시엔 예상하지 못했지만 독후감을 쓰고보니,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강의 교안을 만들 때도 독후감을 많이 참조한다. 이렇게 300개가 넘는 독후감은 나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팬이자, 비서이자 동반자다. 

에버노트에 기록한 독후감 337개

자세한 방법은 다음 편에 이어서...


[표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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