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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Nov 25. 2021

에세이를 읽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대표의 마음을 달래주는 에세이

에세이 쉬운 듯 어려운...

주말을 이용해 에세이 세 권을 읽었다. '에세이' 분야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아니다. 나의 독서 경로는 자기 계발로 시작해 역사, 경제/경영을 거쳐 인문/철학/고전으로 이어졌고, 최근에는 과학 분야까지 도달했다. 나의 독서 경로에 에세이, 시, 소설 등의 문학적인 도서들은 없었다. 


 문학 책들을 싫어했다기보다는 나의 발전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은 책들 위주로 독서를 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자기 계발, 그렇게 문학책들은 나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 책 들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에세이를 읽게 된 이유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니, 소위 업-다운이 심하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함께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나의 동료이자 전우였다. 동료들과 같은 배를 타고 함께 항해를 하기 때문이다. 배의 크기도 컸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큰 파도가 와도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은 작은 돛단배와 같다. 작은 돛단배는 바람이 불어야 겨우 조금씩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바람과 함께 오는 작은 파도에도 배는 크게 요동을 친다. 멀미가 난다. 파도가 멈추었으면 좋겠다. 바라는 대로 파도가 멈추면 배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바람이 다시 불었으면 좋겠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항상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직장인이었을 때나, 대표가 되었을 때나 항상 꾸준히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의 배는 아직 항구를 벗어나지 못했다. 언젠가는 제 궤도에 오르겠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먼 것도 알고, 견뎌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가끔은 지칠 때가 있다.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다. 습관처럼 마음이 무거웠을 때는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에 가면 경제/경영, 인문, 철학, 역사 등 내가 좋아하는 책들이 많이 꼽혀있는 서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그쪽에는 얼씬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을 찾아 읽고 싶었다. 


 딱히 원했던 책이 없던지라 10여 분간을 방황했다. 도서관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괜히 이 책 저 책을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가를 반복했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에 이끌려 어느 서가 앞에서 멈추었다. 글에 관한 에세이 책들이 꼽혀있는 서가였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기에 글쓰기 책들은 평소에도 즐겨 읽었다. 이번에 눈에 들어온 책은 글쓰기 책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한 애매한 책 들이었다. 애매하기도 했지만 그냥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 두 책이었다. 편집자와 작가가 쓴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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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이 맛에 읽는 거였구나' 

 책을 읽고 나니, 힘들었던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 세상은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세상은 나만 힘든 건 아님을 알고 있지만 막상 그 상황에 몰입되면 그 생각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 


 고전 책들을 읽어 보면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들은 역사를 바꾼 행동을 했거나, 새로운 기술을 발명하거나 무언가 특별한 일을 했다. 그 일을 해내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냈고, 위대한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에세이에는 이런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인생의 선배로서, 친구로서, 동료로서 차분하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그렇게 위로를 받았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어, 내 이야기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이 위로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 쓰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저 힘을 빼고 담담하게 풀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마음으로 에세이를 읽었다. 앞으로 에세이를 계속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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