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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Dec 30. 2021

2021년, 독서 목표 150권 달성기

누구나 할 수 있는 1년 150권 독서

2021 마지막 페이지

어느덧 2021년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다. 달력의 마지막 장에 도달하면 마음이 뒤숭숭하다. 시간의 유한함을 핑계 삼아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는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에 다시 그 시간의 유한함을 마주하게 되면 한편으론 쓸쓸해지기도 한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한 어색한 자리처럼 연말에는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과 다시 대면해야 한다. 나 자신이 작아지고 초라해진다. 대체 어쩌자고 저런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웠을까? 왜 나는 그 계획들을 달성하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잠시 자책의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다시 내년 계획을 세운다.


다행히 올해는 목표했던 것들 중 달성한 것이 여럿 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150권 독서하기다.

여담이지만 2020년 독서 목표는 1년 동안 책 120권 읽기였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달성하지 못했다(112권) 2021년은 1년 동안 100권, 120권을 넘어 150권 읽기에 도전했다.


1년 동안 책 120권을 읽기 위해선 한 달 평균 10권을 읽어야 한다. 한 달에 10권을 읽기 위해선 한 주에 평균 2.5권을 읽어야 한다. 120권도 결코 쉬운 도전이 아니었는 데 이번엔 150권을 목표로 설정했다. 2021년은 나에게 있어 특별한 한 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30세에 세운 인생 계획

 10년 전 나는 30세 이후 내 인생에 대한 계획을 세웠다. 인생이라는 것이 계획을 세운다고 그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이 있으면 내가 가야 할 방향이 보이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일관성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당장 눈앞의 작은 이익에 개의치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준다.


그 인생의 계획 중 40대 초반, CEO가 되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계획대로 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그 시기가 앞당겨져 올해 드디어 CEO가 되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대표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대표가 되고 계획한 바를 이루었으니 그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것이은 인생이 아니다. 여긴 현실이다. 2편, 3편... 계속 속편이 등장해야만 한다.


대표가 된 뒤의 인생을 다시 계획해야 했다. 새로운 출발선 상에 섰기 때문에 새로운 계획과 함께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나는 대표를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  바로 독서였다. 독서를 통해 많은 경험을 얻어야만 했다. 그래서 2021년은 평소보다 더 높은 독서 목표를 설정했다.





150권을 어떻게 읽었는가?

책을 읽은 뒤에는 항상 독서 어플에 기록을 한다. 아이폰에만 있는 어플인지는 모르겠으나, '북트리'라는 어플을 유료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다. 어플을 확인해 보니 올 한 해 총 154권을 읽었고, 매달 13권 가까운 책을 읽었다. 2월, 3월, 5월은 틈만 나면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거의 하루에 한 권 페이스로 독서를 했었다. 가장 많이 읽은 달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긴 하지만 반대의 의미로 적게 읽은 달도 눈에 들어온다. 많이 읽은 달도, 적게 읽은 달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



이 부분은 재미있는 기능인 것 같다. 읽은 책 페이지수를 확인할 수도 있다. 올해 나는 52,291페이지를 읽었고, 읽은 책들의 가격은 총 2백44만 원가량이라고 한다. 물론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기  때문에 모두 구매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책에 구매하기 위해 소비한 금액도 상당할 것이다.


책 150권 읽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눈치챌 정도로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할 뿐 우리는 서서히 바뀌어 간다. 대형 크루즈 선박이 항해할 때 방향을 선회하기 위해선 미리 키를 움직여야 한다. 그처럼 거대한 선박이 단박에 방향을 바꾸게 된다면 필시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침몰해 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의 삶도 대형 크루즈의 항해와도 같아 급격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서서히 방향을 바꿔야 한다.


독서는 우리의 인생 항해에 목적지를 알려주는 나침반과 지도가 되어준다. 때론 항해를 기록하는 항해일지가 되기도 하고, 석유나 석탄과 같이 선박의 엔진을 움직이는 연료가 되기도 한다. 항상 원만한 항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폭풍과 비바람으로 고통스러운 항해를 해야 할 때도 있다. 때론 암초를 만나 항로를 변경해야 할 때도 있다. 자연스러운 항로 변경을 할 수도록 도와준다. 독서는 우리의 삶에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


내가 어렸을 적 살던 집에는 벽 한 구석에 눈금이 표시되어 있었다. 매년 연말에는 벽에 서서 머리 위로 볼펜을 대고 내 키를 표시했다. 시간의 흐름대로 나의 하루하루 삶에 집중하여 살다 보면 내가 크고 있는 것을 느낄 수는 없다. 하지만 벽 앞에 멈추어 서서 표시된 눈금들을 보면 내가 얼마큼 자랐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책을 한 권 읽는다고 우리의 인생이 순식간에 드라마틱하게 변하진 않는다. 하지만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어렸을 적 자란 키를 측정하기 위해 벽에 표시된 눈금을 보는 것처럼, 성장해 있는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독서를 하면 내가 달라진다. 100권, 120권, 150권을 읽으면 그 변화를 조금은 빨리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게 바로 독서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022년에도 눈금을 표시할 수 있도록 즐겁고 열심히 책을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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