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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Feb 04. 2022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를 마무리하며...

2022년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을 고민하고 있다면 바로 준비합시다

2021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분야 선정 

2021년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분야에 선정되며 처음으로 사업이란 걸 시작하였다. 많은 직장인이 그러하듯, 나또한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항상 마음에 품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명분이 있어야 하듯, 사업 또한 시작할 명분과 계기가 필요했다. 충분한 사업자금을 확보하지도 못했고, 사업 아이템에 대한 확고한 확신을 갖지도 못했지만, 예비창업패키지 선정은 나에게 명분과 계기가 되어줄 것만 같았다. 일단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에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그 뒤엔 운명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을 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무엇보다 사업계획서를 잘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계획서는 직장인이었을 때 매년 반복해서 작성했던 것이었기에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업계획서와 사업 준비를 위한 사업 계획서는 정말 달랐다. 내 머릿속에 아무리 훌륭한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사업계획서로 구현해내지 못하면 아무 쓸모가 없었다. 글과 도표로 작성하여 읽는 사람 이 나의 비전과 사업계획을 정확하게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웠다. 


이 시기에 정말 많은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사업 준비라는 낯선 영역에 처음 들어가보는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고 싶었고, 철저한 준비를 하고 싶었다. 사업계획서 작성 초기엔 거의 진전이 없었다. 가끔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라 막힘없이 써내려 갈 때도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다 싶어 지우고, 작성하고를 반복하다 보니, 결국 다시 원점이었다. 이런 고난의 과정을 수차례 반복했다. 인내가 필요했다. 다행이 나의 장점 중에 인내라는 녀석이 있어, 꾸준히 전진할 수 있었다. 


지인들의 도움과 인내의 결과로 결국 사업계획서를 완료했다. 사업계획서 작성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지만 사업 계획서 작성은 그게 끝이 아닌 겨우 시작이었다는 것을 그 때는 미처 몰랐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서류 통과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발표 준비를 했다. 다행스럽게도 세미나 발표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발표 자체는 크게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발표 자료 준비는 어려웠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너무 많은 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해서 전달해야 했기 때문에 내용은 줄이면서도, 임팩트 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자료를 준비해야 했다. 이 부분은 정말 디자인 감각이 필요하다. 나는 디자인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고난의 길? 편안한 길? 

발표까지 마무리하고 결국 예비창업패키지 소셜벤처 분야에 선정되었다. 직장 생활과 병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30대 이사로서의 상징성과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연봉, 법인카드, 각종 복지 혜택)을 포기를 하고, 고난의 길로 들어서느냐? 고난의 길을 포기하고 편안한 길을 걷느냐? 


선택의 시기엔 많은 것들이 고려된다. 가치관, 습관, 주변 상황 등… 나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고, 준비하는 과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아까워서라도 포기할 수 없었다. 비록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 많았지만, 마음의 소리를 따르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랜저에서 내려 도보로 걷는 길을 선택했다. 


직장에서 로그아웃 하였습니다

15년 간 나는 직장인 이었다. 주임, 대리, 과장, 차장, 이사 등 직급의 변화는 있었지만, 나는 직장인 이었다. 항상 열심히 일했고 때가 되면 통장에 꼬박 꼬박 월급이 입금되었다. 그 월급이 있었기에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었고, 대학원을 다니고 취미활동을 할 수 있었다. 창업을 하니 가장 어려웠던 점은 꼬박꼬박 때되면 입금되던 월급이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창업자는 외로움, 고독함, 자금 압박 등 온갖 어려운 것들은 죄다 견뎌낼 줄 알아야 한다. 그동안 모아 놓은 돈이 사라져 신용불량자가 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도 견뎌내야 한다. 이를 견뎌낼 자신이 없다면, 사업이나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그저 마음 속에만 담아두는 것이 낫다. 


대부분의 예비창업패키지를 신청한 사람들은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앱, 웹페이지, 제품을 만들어낸다. 만들기로 한 것이 만들어져야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만들기로 한 것은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여러 업무들을 병행해야 했다.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 데 여러가지를 병행하니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항상 나를 괴롭혔던 고민은 ‘이게 맞나?’였다. 


 당장의 매출을 위해서 해야할 일이 있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서 특정 시기에 집중해야 하는 일이 있다.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일을 하고 있을 때는, 미래가 없어지는 것 같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업무를 할 때는 당장의 매출이 뒤로 밀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업습했다. 몇 개월 동안 이런 고민을 계속해보니, 정답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결정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의외의 첫 발주 

가뭄에 논이 쩍쩍 갈라져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농부의 마음이 이럴까? 점점 줄어들고 있는 법인 통장과 개인 통장 계좌를 보며, 기우제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첫 발주에 목말라 있었을 때, 의외의 곳에서 발주서가 접수되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아에 비즈니스 모델에 없었던 곳에서 발주서가 접수되어 놀랍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저 신기해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발주서가 접수된 만큼 최선을 다해 제작했다. 그렇게 첫 발주서의 제품이 완성되어 갈 때 쯤 드디어 메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발주서가 접수되었다. 발주서 접수자체로도 큰 의의가 있었지만,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설정했던 비즈니스 모델 가설이 검증되었다는 것에 더 의의가 있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시스템으로 업무를 하면 발주서가 접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의의가 있었고, 기분이 좋았다. 


6개월을 지내보니… 

창업을 한뒤 만 6개월이 지났다. 인생을 살아오며, 이렇게 밀도 있게 살았던 적이 또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치열한 6개월을 보냈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고, 실패한 것들도 많았다. 그래도 ‘전진했다’라고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창업을 하기 전에는 우리나라의 창업 시스템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주어들은 이야기로, 선진국에 비해 창업 환경이 좋지 않다라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해보니, 창업자들을 위한 금전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멘토링 시스템, 단계별 지원제도 등 생각보다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은 아이템이 있다면, 적은 자본을 투자하고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대이다. 


폭풍 같은 6개월이 지나고 이제는 예비창업패키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최종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여 통과가 되어야 진정한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다행히 정부지원금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모든 과제들을 완수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최우수 판정을 기대해 본다. 이와는 별개로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위해 청년창업사관학교와 초기창업패키지에도 지원해 볼 예정이다. 


창업을 하고자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부지원사업 도전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2022년 예비창업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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