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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Apr 10. 2022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B2B 해외영업 전략 3가지

글로벌 B2B 영업, 변해야 살아남는다. 

B2B 영업의 전환

B2B 영업은 대부분 전통적인 '파이프라인(Pipeline)'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통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새로운 유형의 시스템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져 있는 '플랫폼'이다. 자주 들어서 아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플랫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플랫폼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생태계를 완벽할 정도로 대체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플랫폼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하게 알아야만 한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비즈니스 생태계를 유지해온 방식은 파이프라인 방식이다.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특징은 가치의 창출과 이동이 단계적으로 일어나며, 파이프라인의 양쪽 끝, 즉 한쪽 끝에는 생산자가, 반대편 끝에는 소비자가 있다는 것이다. 파이프라인 시스템에서, 이 두 집단(생산자, 소비자)은 직접 만날 수 없습니다. 생산자가 생산한 제품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소비자에게 전달 다. 하지만 플랫폼은 다르다. 두 집단의 사용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플랫폼입니다. 

대부분의 B2B 비즈니스는 파이프라인 시스템의 전형이다. 화장품 산업을 예로 들면, 화장품 브랜드 기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먼저 디자인을 한 뒤, OEM/ODM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하여 판매하거나 유통을 한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여러 단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전달된다. 이와 같은 간결한 단선적 형태로 인해 파이프라인 비즈니스를 '선형적 가치사슬 linear value chain'이라고도 한다.

이왕 화장품을 예로 들었으니, 조금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자면, 화장품 산업은 패션 산업과 함께 트렌드 변화가 가장 빠른 산업들 중의 하나다. 화장품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OEM/ODM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즉, 제조회사는 제품 개발과 생산에 집중하고, 브랜드 회사는 제품 기획, 판매, 유통에 집중하는 것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여 다 함께 K-Beauty의 글로벌 성공에 큰 역할을 하였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마치 잘 짜인 퍼즐처럼 원/부자재, 제조, 브랜드, 유통, 판매, 수출회사 등의 각 기업들이 각 가치 사슬 단계별로 촘촘히 자리 잡고 있었다. 


고성장기의 파이프라인 비즈니스 형태는 생태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윈-윈 구조’이다. 하지만 외교/정치적인 이슈나, 경기 하강 국면, 또는 코로나와 같이 환경이 급격하게 안 좋아질 경우엔 화장품 산업 전체가 동반침체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 중국과의 외교/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많은 국내 기업들이 수출 차질로 피해를 입었고, 국내 화장품 수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던 대 중국 수출에 문제가 발생하여 화장품 산업은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금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화, 디지털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기업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를 피해 갈 수가 없다. 


온라인화, 디지털화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화두였다.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고 있었다. 다만, 그 시행 시기가 언제쯤이 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아마 그 누구도 그 시기가 이렇게 빠르게 오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산업의 생태계가 안으로부터 변화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을 땐, 불가능하던 일들이 단 시간 내에 가능하기도 하며, 코로나19는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글로벌  B2B 영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요?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B2B 영업을 수행하기 위해 무조건 해야 하는 업무는 바로, '해외 전시회 참가'였습니다. '해외 전시회 참가'를 하면 회사/브랜드 홍보는 물론 기존 고객 관리, 신규 고객 개척 등의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B2B 마케팅으로 '전시회'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단연코 존재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전 매년 6~8회 해외 전시회를 참가해오며, 그 효과를 몸소 체험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거의 대부분의 오프라인 전시회는 연기 또는 취소되었기 때문에 글로벌 B2B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오프라인 전시회 취소는 기정 사실화되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지자체와 전시회 주관 업체를 중심으로 한 온라인 화상 상담회가 많이 개최되었다. 하지만 주최 측뿐만 아니라 참가자들 모두 온라인 상담회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다 보니 진행상의 아쉬운 점이 많았다. 상담 중요도와 상관없이 상담시간은 정해져 있는 점, 정해진 상담시간에 불참하는 바이어도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투자 시간과 노력 대비 효과는 미비했다. 또한 화상 상담 특성상 실제 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전시회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 빠른 B2C 기업들의 ‘온라인화/디지털화’는 주목할 만하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바이블과 같은 책인 '플랫폼 레볼루션'에 따르면, 특정 산업에 플랫폼이 등장했을 때 전통기업이 기존의 방식대로 비즈니스를 하고자 한다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한다. 이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 기존의 사업방식을 영위하는 전통기업에게는 플랫폼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3가지 옵션이 주어진다. 

1. 플랫폼을 구축할 것 

2. 플랫폼 자체를 구매할 것 

3. 적극적인 플랫폼 참여자가 될 것

사실 1번과 2번은 중소기업이 선택하기 쉬운 항목이 아니다. 플랫폼과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플랫폼을 제작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 아니면 정말 회사에 돈이 많거나... 발 빠른 기업들은 3번, 적극적인 플랫폼 참여자가 되고 있다. 이미 전자상거래는 물론 음식 배달, 모빌리티, 숙박, 교육, 영화, 금융 등 다양한 플랫폼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브랜드 기업들은 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B2B와 B2C를 병행하는 브랜드 기업들은 해외 판매를 위해 더 이상 B2B 영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있다. 아마존, 라쿠텐, 티몰, Q10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여 적극적인 직접 판매 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구인활동에도 반영되어 기존에는 해외 B2B 영업은 대부분 오프라인 위주로 선발을 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디지털 도구 활용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즉, 이제 해외영업 구직자들은 오프라인 영업 능력뿐만 아니라 해외 온라인 MD 능력 또한 갖춰야 한다. 


대부분의 변화는 공급자 측에서의 자유 개발의지에 의한 변화보단 수요자 또는 사용자의 요구를 반영하여 변화되어 왔다. 이러한 연유로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접해있는 브랜드 기업들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미 온라인화, 디지털화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첨단에서 거리가 먼 B2B 기업, 즉 B2B 제조기업들의 대응력은 아쉬움이  남는다B2B 기업들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 부족은 제조기업들 뿐이 아니다.


[출처. McKinsey&Company report / https://www.mckinsey.com/business-functions/marketing-and-sales/our-insights/measuring-b2bs-digital-gap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McKinsey&Company 의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B2B 기업들의 디지털 지수 점수(Digital Quotient score)의 평균 점수는 28점으로, B2C 기업들의 디지털 지수 점수 35점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고 한다. 2017년 조사 자료이기 때문에 이 격차는 더 벌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가 점차 개인화되어 감에 따라 고객의 요구는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 변화된 상황에 적응해야만 한다. 이는 B2C 기업들에게만 국한되는 사항은 아니다. B2C 기업들의 주 고객인 소비자의 요구가 점점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는 의미는 B2B 기업들의 고객인 B2C 기업들의 요구도 점차 다양하고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온라인화, 디지털화는 이제 필수가 되었다.  


B2B 기업들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 방안

그럼 B2B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첫 째, 영업 조직의 온라인/디지털화 

특히, 영업 임원진과 팀장급 이상 관리자들의 디지털화는 시급하다. 고객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가 있는 데, 아직도 ‘고객에게 자주 얼굴을 비춰야 한다’는 등의 오프라인 중심의 아날로그적인 영업 방식만 강조하면 안 된다. B2B 영업의 특성상 비대면 시대에도 오프라인 미팅은 중요하다. 다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영업 방식의 적절한 조화 즉, Hybrid 영업 모델 장착이 필요하다. 

 

향후 공급자와 구매자 간 디지털 채널을 통한 소통 및 판매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데이터들은 분석하여 가공되었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한다.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업/판매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영업 조직의 멀티채널 운영

고객이 선호하는 채널이 어디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모든 채널을 오픈해야 한다. 2021년 개최된 오프라인 전시회를 보면 기존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참가 형태를 볼 수 있었다. 기존에는 전시회에 최대한 많은 리드(신규 고객 발굴)를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인원을 참가시켰다.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가능한 소수의 인원만이 참가하며, 참가자들은 직접 미팅을 하기도 하지만 영상 자료를 활용하여 회사 및 제품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또 다른 형태로는 무인 부스를 설치하여 사람 없이 또는 샘플 전시와 영상만 틀어 놓는 형태도 있었다. 

멀티채널을 운영하기 위해 기업들은 회사 소개뿐만 아니라 제품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한 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영상을 노출시키고, 고객과의 미팅에서는 언제든 영상 자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https://youtu.be/2mikL4U0Ysk

넥스트팬지아의 서비스 소개영상


셋째, 영업/마케팅 통합 운영 

 지난 수십 년 동안 영업과 마케팅은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못했다. 매출 향상이라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지만, 팔리게 해야 하는 마케팅과 팔아야 하는 영업은, 그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전략 따로, 실행 따로 움직일 수 없다. 즉, 영업하는 마케터, 마케팅하는 영업인이 되어야 한다. 완벽한 전략은 없다. 영업/마케팅 전략을 세워 빠르게 시행하고 분석하여 바로 다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약 6,600만 년 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폭이 수십 킬로미터에 달하는 운석이 지구에 떨어져 그 당시 지구의 지배자였던 공룡이 멸종되었다. 공룡에게는 애석한 일이지만, 이는 포유류를 포함한 다른 종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였다.  

2020년 코로나 19라는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떨어졌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수백 만년을 공룡들 틈새에 숨어 살며, 밤에만 숨죽이며 활동할 수밖에 없었던 포유류에게 위기가 기회로 극적으로 전환된 것처럼, 이 상황은 기회일 수도 있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는 B2B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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