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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Nov 10. 2021

죽이되든 밥이되든 시작해보는
독서노트

최고의 공부법은 역시 덕질 공부법이다.

요근래 몸이 좋지 않기도하고 또 책을 읽어봤자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시즌이었다. 아마도 9월 10월을 내리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쉬려고 마음먹어도 쉴 수 없는 나날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라 생각이 든다. 결국 몸에 과부하가 왔는지. 그냥 아무생각없이 몇날며칠을 게임에만 몰두했다. 아무래도 무엇엔가에라도 집중은 해야겠기에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몸과 마음을 게임에 맡겼다.

뭐 결론적으로는 득인지 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덕분에 다시 역사에 관심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게임의 제목부터 왠지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지는 느낌이랄까? 이 게임의 이름은 '문명'이다. 제목에서부터 풍겨져나오지만 이 게임은 인류의 역사를 바탕으로 새롭게 나만의 문명을 창조해나가는 게임이다. 대다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특징은 '전쟁 승리'가 주된 승리 방법이지만. 이 게임은 승리 방법이 다양하다. 과학 승리라고 해서 최첨단 과학을 먼저 손에 쥐는 자에게 승리를 돌리거나, '문화 승리'라고 해서 나의 문명에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거나, '종교 승리'라고 해서 내가 창시한 종교를 모든 세계 문명이 따르게 되면 이기는 게임이다.

뭐 이래저래 돌려 이야기 했지만 인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 잘못 접하면 큰일 나는 게임이란 이야기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한 판만해야지 하고 새벽에 틀었다가 정신차려보면 잘 시간인 악마의 게임이다. 이 게임을 잘하기 위해선 물론 인문학적 지식이 없어도 상관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이 게임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을 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이 사람은 뭐하는 사람이었을까?'할 때가 있다. 유명한 인도의 간디나 미국의 루즈벨트뿐 아니라 내가 잘 모르는 아즈텍의 몬테수마라던지, 브라질 페트로 2세같은 사람은 나에게는 생소할 따름이다.

어찌되었든 게임덕분에 라는 핑계삼아 세계사를 다시 정주행해보고자 하는 욕구가 올라왔다. 그렇게 밀리의 서재를 통해 만난 허버트 로렌스의 유럽사 이야기를 읽고 오랜만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그래서 그 다양한 관점마다 이름을 부여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xx사관이라고 이름 부쳐지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자주 듣는 명칭은 식민사관이나 민족사관 등이다. 그러기때문에 어떠한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가?가 사실상 역사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고 반대로 읽자마자 덮어버릴 수도 있게 된다.

나도 아무리 인문학을 사랑하고 좋아한다지만 대부분 역사책들은 읽다가 덮어버리기 일수다. 그만큼 오랜 옛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고 또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전해주는 작가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이 책에 나오는 파트별로 조금더 공부를 더해서 팟캐스트를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이 이어져 매일 독서 노트로 정리를 해보자까지 가게 되었다.

물론 오늘이야 첫날이니 이렇게 길게 쓰지만(사실상 하루치가 아니라 2일치 분량의 글이니...) 앞으로는 매일 읽은 글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어쨋든, 내일은 로렌스 유럽사 이야기의 첫 파트인 로마에 대해서 좀 더 진중하게 들어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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