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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Nov 26. 2021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빛나는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

17장 한니발과 트라시메노 전투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아는 것도 한계가 있다. 요즘은 정보의 홍수시대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모르는 것이 약이다라는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 시대다. 하지만 분명히 우리에게는 필요한 지식, 정보 등이 있다. 그럼 도대체 어떤 지식들이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일까? 오늘은 한니발의 이야기를 통해 정보의 소중함과 정보를 구별하는 방법을, 더 나아가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을 논해보고자 한다.

  우선 한니발이 뛰어난 천재다 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고 본다. 전투를 하는 족족 승리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삼국지에 나오는 여포처럼 혈혈단신으로 다 때려잡는 사람은 아니었다. 한니발은 이탈리아에 입성하고 바로 로마로 진격하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먼저 한 일은 로마 동맹을 찢어 놓는 일이다. 만약 이 동맹이 건재한 채로 로마를 점령한다면, 앞으로도 고생 길이 훤할 것은 자명했다. 또 점령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로마에 위협이 직접적으로 전달이 되면, 다른 동맹들이 로마를 돕기 위해 군사를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마 동맹을 모두 산산이 찢어 놓는다면, 로마는 고립무원이 된다. 이렇게 전쟁의 상황과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여해야 할 일을 잘 해내기도 했지만. 전쟁 자체에서 그는 전쟁의 신 마르스의 현신이라 보인다. 아마도 알렉산더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양한 전술을 익혔으리라고 모두 짐작한다.


한니발의 트라시메노 전투가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전술을 뽐낸 전투라 본다. 로마 동맹을 찢어놓기 위해 남하하던 중 트라시메노라는 호수를 지나길 일이 생겼다. 로마군도 한니발의 여러 행군 예상치 가운데 하나로 트라시메노 호수를 생각하고 군대를 보냈다. 한니발은 전쟁에서 가장 잘 사용하는 무기가 바로 '정보'였다. 로마군이 이 호수를 지나갈 거라는 정보를 얻고 한 발 앞서서 트라시메노 호수 호반에 미리 매복을 하고 있었다.  남쪽에는 호수 북쪽에는 언덕이 그 사이로 좁다란 길이 있었다. 로마군이 이 길을 지나갈 것이라보고 한니발은 호수를 제외한 모든 곳에 군대를 매복시켰다. 이윽고 한니발을 잡으러 행군하는 로마군이 이 길을 지나갈 때였다. 혹시 새벽에 호수나 강가에 가면 안개가 자욱한 것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로마군의 행군이 얼마나 험난 했을지 짐작이 가시리라 믿는다. 특히나 트라시메노 호수는 안개가 끼면 시계가 10m도 안될 정도로 자욱하게 낀다고 한다. 결국 안갯속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로마군은 한니발의 카르타고군에게 학살을 당했다. 오죽하면 시오노 나나미는 '얼마나 잔혹했으면 카르타고군도 그 현장에서 고개를 돌렸다'라고 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처럼 지형과 지물, 정보를 잘 활용해 모든 전투란 전투에서 연전연승을 하는 한니발이었다. 이러니 한니발이 왔다 그러면 눈물도 그치는 건 아닐까?


역사야 어쨌든, 이런 한니발의 모습을 보며 우리 개개인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정보'에 귀중함을 이해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는데 귀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시대에는 정보가 귀중하지 않고 오히려, 홍수처럼 넘쳐흘러 나고 있는 시대이다. 그럼 어떤 정보가 귀중한 정보일까? '내가 스스로 공부해서 얻어낸 정보가 귀중한 정보'다. 요즘, 툭하면 여기저기서 혹하게 하는 말로 사람들을 휘두르기 바쁘다. 또 지금 당장 먹고사는 일에 취중 하다 보니 이렇게 쉽게 내 귀에 들어온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게 된다. '요즘 여기 부동산이 좋대요.' '이 주식이 곧 뜹니다'하는 종류의 남이 알려주는 정보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이 부동산은 잘 될 거야' '이 주식이 잘 될 거야'하는 스스로 공부하는 주체가 되자는 이야기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하면 그로부터 배우는 게 있으면 그만이다. 로마인들처럼.


우리 역사에서도 이런 정보의 힘을 잘 사용한 사람이 있었다. 얼마 전, 타계한 전두환이다. 전두환은 1212 사태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이때 전두환의 직책이 바로 중앙 정보부장이다. 이 정보를 가지고 군의 실세로 청와대를 장악하게 된다. 정보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한니발의 사례보다 이 사례가 더욱 강력하게 인상에 남으리라 믿는다. 덧붙여 요즘 전두환의 죽음으로 많은 국민들이 양분되어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다. 나는 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전두환이 잘했느냐 못 했느냐의 논제는 '각자의 몫'이다. 또 그 각자의 몫을 서로 존중해줄 수 있는 기본적인 교양이 덕목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뿐만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장과 단' '명과 암' '선과 악'이 있다. 그런 모든 것의 총합체가 바로 '인간'이다. 그러기에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대통령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장'만 바라보지도 반대로 '단'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장단'을 함께 볼 줄 아는 '눈'이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절실한 '새로운 관점'이 아닐까?


결국, 나에게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구별하는 방법은, '나 스스로 선택하여 공부한 것'들이다. 누구나 각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다르니 말이다. 둘째로 그 정보를 편협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다각화된 관점'으로 찾아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 정보이자 지식이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브런치 이름이 재호의 방주이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정보를 이어 하나의 작품을 만들면 된다. 한니발에게는 로마군이 트라시메노 호수를 지나간다는 정보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트라시메노 호수가 안개로 자욱해진다는 '날씨' 정보도 있었다. 또 트라시메노 호반이 좁은 길로 되어 매복이 유리하다는 정보도 있었다. 그런데 이건 작게 트라시메노 호수만 정보를 찾아본 것처럼 느껴지지만, 로마군의 목적지로 가는 길목에서 모든 정보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중 트라시메노가 가장 완벽한 승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는 평생 자신의 작품 한 점만을 판매한 걸로 유명하다. 그것도 자기 지인이 샀다. 그런 반 고흐가 사후에 유명해질 수 있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반 고흐의 독특한 미술 세계를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책으로 낸 사람이 있다. 바로 테오의 아내였다. 즉, 반 고흐 작품만이 아니라 반 고흐가 왜 그 그림을 그렸는가? 또 그 마음은 어땠는가? 하는 두 가지의 정보와 지식이 연결되니 반 고흐 작품이 빛이 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또 그런 반 고흐의 작품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진 게 아니라 반 고흐 스스로도 책에서 이전 세대의 선배 화가에게서 바다 건너 일본의 화풍을 보면서 다양한 것들이 모두 알게 모르게 녹아들어가 있다.

  나도 이 글을 쓸 때, 단순히 로마사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 아니라 로마사와 자기 계발, 심리학, 철학 등을 연결 지어서 쓰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정보나 지식은 단순히 그 자체만으로 빛나지 않는다. 여러 지식과 정보가 다양하게 어우러질 때, 비로소 빛이 난다. 그래서 내가 운영하는 라디오 이름이 알수록 빛나는 인문학이 되었다.


결국 하나의 지식이란 일종의 요리 재료이다. 장인이 아무 재료나 사지 않고 꼼꼼히 따져보고 재료를 사듯이, 우리는 우리에게 꼭 맞는 지식과 정보를 깐깐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이 여러 재료들을 잘 버무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유용하게 지식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혹시 지금 유용한 지식을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면? 내가 가진 다양한 재료와 새로운 재료를 잘 버무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배우 차재호가 직접 들려주는 오디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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