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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Jan 03. 2022

목표에 집착하기만이 답일까?

그렇게 그라쿠스 형제의 혁명은 어찌보면 일부분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라쿠스의 혁명 정신은 다음 세대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다. 한니발을 보며 영향을 받고 자라난 스피키오 세대처럼 다음 세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쉽게 그라쿠스 형제처럼 혁명정신을 전면에 대동하고 나타나기는 쉽지 않았다. 급진적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지금에 만족하는 사람들에게 제지받기 쉽상이니 말이다. 하지만 급진적이 아니라 현재 사회의 시스템 안에서 '수정'하고자 한다고하면, 사람들은 쉬이 받아 드린다. 하지만 현재 사회 시스템안에서 수정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바로 이러한 세상 속에서 나타난 사람이 바로 마리우스다. 마리우스는 그저그런 평민 출신의 군인이었다. 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아프리카와 전쟁을 하면서부터다. 카르타고가 없는 북아프리카는 이제 누마디아 왕국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스피키오와 함께 2차 한니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마시니사도 죽고 그 이후 세대에도 피바람이 불어 닥쳤다. 이와중에 로마에게 대항하는 일까지 터져버리니, 로마는 누마디아 왕국을 정리하기 위해 로마군을 보냈다. 문제는 전에도 말 했듯이 로마군은 더이상 전처럼 엄청난 군사 강국은 아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면서 애국심이 없는 무산자 계급 혹은 몰락한 자영농 평민들이 병사가 되다보니 나라를 위해 열심히 싸워야하는 마음 자체가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이를 간파한 마리우스는 군사개편을 원했다. 나라를 위해 싸우는 군인이 아닌 자신과 국가를 위해 싸울 수 있는 군대를 만들고자 했다. 그렇다 징병제가 아닌 모병제로 바꾸어 직업군인이 되어 군인이 되면 먹고 살 걱정을 없애주는데 주력했다. 그렇게 해야 군의 사기가 올라가고 다시 로마의 강력한 군대를 만들 수 있다 생각했다. 결국 그는 아프리카 전쟁 도중 로마로 돌아가 자신의 의견을 가결 시켜 집정관에 오를 수 있었다. 대부분 무일푼이던 병사들이 이제는 돈을 받고 군대에 있을 수 있게 되니 모두 열심히 싸우기 시작했고 마리우스는 로마를 다시 군사 강국으로 만들어 냈다.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한 그라쿠스 형제와 본질적으로는 같은 문제점을 해소한 셈이 되었다. 하지만 마리우스는 달랐던 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군개혁을 통해 세상까지 바꾼 셈이 되었다. 게다가 마리우스는 세상을 바꾸는데는 별 뜻이 없었던 거 같다. 뼛속까지 군인이었던 그는 이 당나라 군대를 어떻게 해야 다시 사기충천된 로마의 강군으로 만들까?에서 출발한 생각이 세상까지 바꾸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완벽한 시스템, 완벽한 법이란 없다. 마리우스 시대에는 필요한 군사 개편은 결국, 부자의 사병을 모으는데 일조하게 되었다. 즉, 돈을 더 많이 주는 귀족 밑에 군인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건 결국 파벌을 형성하게 되고 훗날 우리가 잘 아는 삼두정치의 폼페이우스 , 그라쿠스, 시저가 사병을 모집하여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데 일조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세상에 완벽한 정책이란 없다. 사실 이는 정치뿐 아니라 모든 사회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정책뿐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헬스계의 신이라 불리우는 연예인 김종국도 '운동엔 정답이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우리 배우들 사이에서도 '연기에 정답은 없다'라는 말이 있으며, 어떠한 공부를 하던 그곳엔 정답이란 없다. 오히려 정답이 없다는 것이 정답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미 3,000년 전에 '무지의 지'라는 이야기를 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란 의미다. 그런데 신탁은 오히려 그런 소크라테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즉, 당시 소피스트라고 불리우는 지식계층은 모두 '우린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라고 이야기하는데, 오로지 소크라테스만이 그들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아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것을 딱 하나 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신은 소크라테스에게 당신이야 말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한 것이었다.


시대는 시대에 맞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물론 그 시대 안에서 해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반면, 그 시대에 영향을 나눠주어 후대에 재조명 받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 모르는 지금 '현재'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이에대한 해답으로 '신념을 가지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어차피 세상엔 완벽하게 옳은 것도 완벽하게 그른 것도 없다면,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옳고 그름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의 옳음을 타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저 나는 '나의 주장'을 이야기할 뿐이고 타인은 '타인의 주장'을 이야기할 뿐이다.


즉, 우리는 각자의 의견을 내세우며,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의견을, 소신을 세상에 꼭 관철 시키고 싶다면, 마리우스가 그래던 것처럼. 이  사회 시스템 안에서, 또 사람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개정안을 바꿈으로서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건 어떨까?


이는 단순히 국가나 사회적인 큰 부분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만약 내가 집 청소를 잘하는 깔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로 온집안을 꾸며보는 건 어떨까? 내가 원하는 인테리어가 온전히 있는 그대로 언제나 아름답게 빛나기 위해 매일 청소를 할 수밖에 없어지니 말이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다라는 우리내 속담처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변화에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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