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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Nov 16. 2021

세상에 늦은 때란 결코 없습니다.

4장 누마왕 이야기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오늘은 어떻게 보면 조금은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시기'가 있다고 언제나 단정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공부는 10~20대 때, 돈은 30~40대 때 등등. 아주 다양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생각한다. 일찍 시작했다고 성공하는 것도 늦게 시작했다고 실패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나도 많은 일화가 있지만 오늘은 로마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로물루스가 왕으로서 다양한 재능을 뽐냈다. 특히나 건국 초기답게 전쟁으로서 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말 그대로 로물루스가 '승천'해버린다. 죽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하늘로 올라갔다는 말이다. 뭐 나중에 친구 말로는 그냥 자기가 없다 생각해라. 라나. 어찌 되었든 그렇게 로물루스는 '신'처럼 되어 버린 셈인 거 같다. 문제는 이제 두 번째 왕을 옹립해야 한다. 한국식 사고로 따져보면 당연히 로물루스의 아들이 계승해야 한다.라고 생각하겠지만 로마는 조금 열린 생각을 가졌었나 보다. 그도 그럴 수 있겠지만 로마는 우리보다 더 복잡한 관계도가 있었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사비니인들 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던 로마인들이었지만 새로운 왕을 뽑는 데는 두 부족 모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 자기네 부족에서 왕을 선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디니 인은 로마에서 후보를 선출하고 로마는 반대로 사비니인 중에서 후보를 선출해서 선거를 통해 왕을 뽑자는 결론에 다다랐다. 그렇게 왕이 된 사람이 바로 2대 왕 누마다. 누마가 왕이 된 나이가 40대라고 한다. 요즘같이 100세 시대에 40대는 청년처럼 느껴지지만 기원전 8세기 7세기 무렵에 40대는 청년으로 보기 힘들듯하다. 아무튼 그렇게 왕이 된 누마는 야누스 신전을 건설하고 전쟁을 멈추고 로마의 종교 부흥에 힘쓴다. 요즘도 하드파워, 소프트파워라는 이야기가 있다. 하드파워는 군력을 뜻하고 소프트파워는 문화력을 뜻한다. 앞선 왕 로물루스가 하드파워에 힘썼다면, 누마는 소프트파워에 힘을 썼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누마는 40대에 왕이 되어, 로마의 소프트파워의 시작을 알리는 왕으로 이름을 남겼다. 역사 속뿐만 아니라 우리는 다양한 부분에서 늦은 나이에 성공한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한 예로 KFC의 커넬 샌더스 사장이 있다. 번번이 사업에 실패하다가 60대에 비로소 공전의 히트를 치신다. 조선을 건국했을 때, 이성계의 나이가 50대 후반이다. 미국의 화가 모지스는 73세에 미술을 시작해. 죽기 전까지 '미국의 국민 화가'로 성공하셨다. 그 외에도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Grandma Moses - Moonlight

하지만 내가 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특히나 나나 우리 사회에서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독려'이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가서 누마를 왕으로 추대했다고 한다. 그마저도 누마는 수차례 거절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늦은 나이에 무엇이든 시작하려 하면 욕지거리부터 한다. '네가 그걸 할 수 있겠어?' 나도 처음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가 19살 10월이었다. 당장 한 달 뒤에 수능인데, 연기를 시작한다고 폭탄선언을 해버렸다. 당연히 주변에서는 '야, 지금 그 나이에 무슨 시작한다고 그래? 아역배우들부터 시작한 애들도 수두룩한데? 너무 늦었어'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었다. 19살 때뿐이었겠는가? 20살이면 20살이라 늦고 25이면 25이라고 늦었다고 다들 야단들이었다.


물론 누마가 뛰어난 사람이었기 때문에 모두 누마에게 찾아가 왕이 되어 달라고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 가족들과 친구들이 누마처럼 뛰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욕'은 하지는 말자.


배우 차재호가 직접 들려주는 독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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