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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Jul 12. 2023

물음표와 느낌표

https://youtube.com/shorts/GeapFh2zWV8?feature=share


언제나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느낌표만 있었다. 이거 된다! 하지만 막상 상자를 열어보고 나면 실패라는 두 단어만 들어있었다. 그렇게 십수년을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이게 될까? 하는 망설임이 생기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느낌표. 해나가는 과정에서는 물음표를 던지게 되었다. '이게 지금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이렇게 해도 되는 걸까?' 자꾸 불안하고 나 스스로를 하나둘 갉아 먹고 있었다.


특히나 요즘 물음표를 자주 던지게 된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첫 스텝을 해내고 나니 불안하고 두려웠다. 보잘 것 없는 한 걸음이지만 나에게는 잃어 버리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되었다. 첫 스텝을 해내기 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제발 한 걸음만 나아가게 해주세요 라는 간절함만 있었다. 그리고 이 한 걸음을 나아가면 뭔가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볼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인간은 너무나도 간사하다. 한 걸음을 나아가면 그 다음 걸음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지금 한 걸음 걸은 건 마치 누구나 다 해낼 수 있고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게 된다. 또한 한 걸음도 못 나아 갔을 땐 어차피 밑바닥이니까 괜찮아. 라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지만 한 걸음 나아간 상황에서는 이제는 좀 더 잘 만드록 싶다.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 라는 생각이 오히려 내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던 와중에 위 영상을 만났다. 사실 자주 내 알고리즘에 뜨던 영상이었는데. 오늘은 좀 다르게 느껴졌다. 지금 나는 내 인생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지? 느낌표를 던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물음표를 던지고 있었다.


외부적으로는  나와 함께 작업하는 모든 사람들은 나의 능력을 좋게 평가하기 때문에 나의 느낌표에 함께 하는 것이었을 텐데도. 나는 불안한 마음에 그들에게 '이 작품 괜찮냐?'며 되묻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물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쥐뿔도 없을 때는 그냥 '나만 좋으면 그만인데 뭐' 하는 마음으로 뻔뻔하게 작업에 착수해왔다. 또 다 만들고 나서 좋았다며 연락도 자주 왔다. 즉, 완성이 되기 전까지 평가를 받지 않았다. 그 평가마저도 내가 물어봐서 받은 게 아니라. 알아서 연락이 왔다. '좋았다.' '아쉬웠다.' 등등.


내부적으로는 제작 지원 받은 작품 및 감독이라는 타이틀 등등의 지금 나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들이 나를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돈 받아서 만드는데 이게 맞을까?' '좀 더 신경써서 만들어야 하나?' 등 내 인생에 물음표만 던졌다.


사실 내가 이룬 모든 것들은 좋게 보면 대단한 일들이고 냉정하게 보면 아직은 갈 길이 구만리일 뿐이다. 그러기에 사실 내가 지금 어떠한 것을 이루었든. 나는 이룬것 이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변한게 없다. 그저 조금씩 성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기에 나는 나 자신을 더 굳게 믿고 내 인생에 느낌표를 던질 의무가 있다. 아직은 부족하고 아직은 남들에게 욕 먹을 수도 있는 그런 상태다. 하지만 이걸 이겨내기 위해선 긍정적으로 나를 평가하고 내 인생에 느낌표를 팍! 하고 붙여 버릴 의무가 있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지금까지 잘 해왔고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을로도 잘 될거야.

나는 나 자신 스스로를 믿고 지금 내가 부족하던 부족하지 않던 난 나 자신을 굳게 믿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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