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내가 찾던 여행 수필

by 아이스돌체라떼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퇴근길에 별생각 없이 들른 서점.

이리저리 둘러보다, 가볍게 읽을 책으로 골랐다.


여행.

두 글자에 나는 설렘/귀찮음/피곤함/놀라움 등 여태껏 여행을 하며 느꼈던 모든 감정을 떠올린다.

결국 설렘과 놀라움, 기대감이 나머지 부정적인 단어들을 누른다.


김영하 작가의 여행에 대한 생각 그리고 인생과 여행의 관계에 대해서 공유할 수 있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현재”만 보기 때문이다.

오늘 무엇을 먹을지, 어떤 곳에 갈지만 생각하면 된다. 얼마나 행복한가.

어제 한 일에 대한 후회나, 앞으로 해야 할 일,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다. 그것은 여행에서 돌아간 후 할 일이다.


일상생활 중에서도 ‘여행 온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우선 나는 매우 생각(걱정)이 많기에 절대 나 스스로를 속일 수 없다. 작가는 우리가 호텔을 좋아하는 이유를 현실에서 떠날 수 있어서라고 말한다. 집에서는 설거지, 쓰레기 버리기, 청소, 분리수거 등 일상적인 일들과 물건에 묻은 기억들이 늘 나를 걱정하게 하기 때문에, 아주 깨끗하고, 내 물건이 없는 호텔은 그런 생각들이 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며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를 한 가지 더 알게 되었다. 바로 “Nobody”이다.

여행은 보통 평소에 가보지 못한, 혹은 내가 가고 싶은 지역으로 간다. 그곳에는 나를 아는 사람이 현저히 적다.’ 사실상 거의 없다’ 이러한 익명성(?)과 함께, 그저 한 명의 여행객이 됨으로써, 내가 지켜야 할 이미지나 역할 등 평소에 내가 가지고 있는 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여행지에서는 다소 적극적으로 변해도, 그곳에서의 나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러한 ‘역할변경’(?)도 여행의 묘미라고 할 수 있으며, 매우 즐거운 부분 중에 하나이다.


물론, 여행은 계획에서 벗어날 때 재미있다.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것은 내가 여행을 가는 목적과는 다르다.

조금 벗어났을 때, 더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치앙마이에서 지나가다 맛있는 커피가게를 발견했듯이’..


천상병 시인이 ‘귀천’에서 말한 것처럼,

나도 현재를 여행 온 것과 같이 생각하고 싶다. 여행은 늘 설레고 즐거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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