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가?
무섭도록 변화가 빠른 세상이다.
챗 지피티를 배우기 위해 학원에 등록한 직장인이 퇴근 후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펼친다.
최저가 쇼핑앱을 뒤지던 사람이 12만 원짜리 크루아상을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다.
메타버스로 파리 루브르를 구경할 수 있는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유럽행 비행기 표를 끊는다.
답은 단순하다.
우리는 몸을 매개로 삶을 읽는다.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향을 맡으며 세상을 이해한다.
기술의 진보도 이 근원을 흔들 수 없다.
결국, 우리는 감각의 동물이다.
- 에필로그 중-
AI의 발전으로 경험의 기회가 많이 감소하는 요즘,
이 책은 감각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호텔은 그저 편안하게 하룻밤을 보내는 곳에서,
이제는 어메니티, 가구, 복도의 그림 등등 우리의 눈길,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
섬세한 의도를 담아 스토리를 경험하는 곳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특별한 식당, 호텔, 전시관에
특별한 비용을 지불한다.
'특별함'의 가치는 너무나 크다.
책을 다 읽고 느낀 점은,
제목이 감각의 설계자들이라 그런지,
종이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브랜드들은 결국 많은 고민, 생각,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우리의 무의식까지 침투하기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본인들의 서사에 끌어들이고 있었다.
'살짝 섬뜩한 느낌?'
사진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가벼운 여행 에세이를 보듯이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나중에 유럽여행을 다시 갈 수 있다면,
다시 한번 꺼내서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약간 비싼) 제품을 구매한다는 건,
제품의 기능, 성능도 있겠지만,
브랜드의 유산, 배경, 스토리를 소비하는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이공계의 세상에서는 없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