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황 이후, 세계 경제의 '맺떼'

맺떼_경제 / <미 증시, 대전환> 속편 (EO-IRE No.5)

by 이도

(21세기 후반 어느 시점의 회고 인터뷰)


요약

- AI관련기업들의 파산과 입수합병 급증

- 글로벌 주요 증시의 하락세 전환과 함께 일어난 일

- 선진국내 기본소득(UBI)의 본격적용



# AI관련 기업들의 맺떼©전환



Q : 2020년대 후반 AI가 이끌던 증시 활황은 어떻게 끝나게 되었습니까?


A(도이나) : 활황기의 말기에 흔히 나타나는 장면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주식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언론에는 각종 투자 사기와 과열의 징후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AI 산업 내부에는 이미 구조적인 긴장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AI 기업들의 매출은 비교적 단기적이고 가변적인 성격을 띠었지만, 비용 구조는 전혀 달랐습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와 장기 인프라 계약, 반도체 공급 계약 등은 모두 장기간 유지되어야 하는 부담이었습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구조가 문제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장 속도가 둔화되거나 경쟁이 심화되는 순간 상황은 달라집니다.


AI 산업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더 큰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서로 긴밀한 맺관계©를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시장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그 관계는 빠르게 긴장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나타나면서 협력 관계의 성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확장을 전제로 형성되었던 관계가 갈등과 조정의 관계로 변해간 것입니다. 즉 맺관계©떼관계©로 전환되는 과정이 나타났습니다. 그 결과 기업 간 분쟁과 계약 재협상, 그리고 각종 소송이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Q : 이러한 변화는 AI 산업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A(도이나) : 그렇습니다. 이 변화는 곧 반도체 산업으로 확산되었습니다. AI 산업의 확장을 전제로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했던 반도체 기업들은 AI 기업들과 깊은 맺관계©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기업 일부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자 이 관계 역시 불안정해졌습니다. AI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먼저 나타났고, 그 충격은 반도체 산업으로 이어졌습니다. AI 기업들의 통합과 정리가 1차 파동이었다면, 이후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서 나타난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은 2차 파동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의 주요 메모리 기업 두 곳의 구조조정과 합병 가능성이 중요한 변수로 거론되었습니다. AI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진행된 대규모 투자 때문에 AI 산업의 변화가 기업의 실적과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산업 문제를 넘어섰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현대 산업 구조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의 소유와 통제에 있어 국가 정책 차원의 대응 논의가 뒤따랐습니다.




# 경제불황극복, 이전과는 다른길



Q : 증시가 하락 추세로 전환된 이유에 대해서는 어떤 해석이 있었습니까?


A(도이나) : 증시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언제나 그렇듯 그럴듯한 이유들이 등장합니다. 각종 뉴스와 해석들이 쏟아지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유의 내용이 아니라, 그런 설명이 항상 뒤따른다는 사실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뉴스의 흐름과 가격의 움직임이 서로 맞물려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뉴스를 원인으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는 주가가 평균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시장의 구조적 움직임보다 뉴스가 훨씬 더 큰 스피커로 작동합니다. 그래서 주가의 평균회귀라는 본질적 흐름은 종종 뉴스라는 설명 속에 가려지곤 합니다.


시장에는 언제나 이유가 등장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원인은 아닙니다.



Q : 당시 각국 정부의 대응도 중요한 변화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A(도이나) : 맞습니다. AI 활황 이후 경기 침체가 나타났을 때 각국 정부는 새로운 문제와 마주했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대부분의 경기 침체에서는 정부가 확장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그러한 방식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주요 선진국들의 국가부채 수준이 이미 매우 높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나라들이 GDP 대비 100%에 가까운 부채를 안고 있었고, 일본은 200%를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국가 재정은 빠르게 악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들은 재정을 더 확대하기보다는 국가 내부 구조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 경제 구조 안에서 새로운 맺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이었습니다.




# 기본소득(UBI), 21세기 배급제


A(도이나) :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AI 등장 이후 나타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였습니다. 과거의 경기 침체에서는 경기가 회복되면 노동시장 역시 다시 균형을 회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그 믿음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뒤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확실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상태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뉴노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등장한 것입니다.


이것은 정부 입장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인구가 생계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경우 사회적 불안과 급진적인 정치적 행동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집니다. 위정자들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체제 자체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인식되었습니다.


A(도이나) : 존재를 맺관계©떼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구조의 산물로 본다면, 그 안에서 만들어진 산출물을 어떻게 나누는가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등장합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황은 어쩌면 오랜 기간 경제활동의 주체들이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던 산출물의 분배구조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을 동인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특별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던 분배 구조가 변화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기 시작했고, 그것은 결국 사회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수준의 맺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질서와 기득권의 상실 위험을 동반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사회와 경제는 결국 관계 속에서 형성된 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 역시 하나의 관계 구조이며, 그 안에서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주체와 소비하는 주체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서로의 생존이 서로의 안정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선진국 정부들은 하나의 선택 앞에 놓였습니다. 자동화와 AI로 인해 소비자의 성격이 더 강해진 대다수 국민들과의 맺관계©를 우선할 것인지, 아니면 생산의 중심에 있는 기업들과의 관계를 우선할 것인지 하는 문제였습니다.


대부분의 정부는 단기적인 사회 안정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등장한 정책이 기본소득(UBI)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본소득 정책은 결국 기업의 부담 증가를 동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실상 자신들의 몫이 재배분되는 조치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결국 이것은 새로운 제도라기보다 분배 방식의 변화에 더 가까웠습니다.


정부의 기업 법인세를 대폭 인상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한 것은,
마치 21세기의 배급제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그 방식이 20세기의 배급표가 아니라, 21세기의 기본소득이었을 뿐.


Q : 이러한 변화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요?


A(도이나) : AI 산업의 흥망, 반도체 산업의 재편, 그리고 기본소득을 둘러싼 정책 변화까지.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경제와 사회는 고정된 구조가 아닙니다. 관계가 형성되고 해체되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구조가 바뀝니다. 어떤 관계는 이어지고 어떤 관계는 끊어집니다.


즉 세계는 끊임없는 맺떼©의 과정 속에서 구조를 바꾸며 움직입니다. AI 시대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다만 그 변화의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났을 뿐입니다.



- '미 증시, 대전환' 에서 계속 -

[https://brunch.co.kr/@ido-khh/14]



※ 글에 등장하는 ©표시 개념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1.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https://blog.naver.com/ido_khh)

2. 네이버 검색 ‘맺관계 떼관계’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제항재립론(EO-IRE)적용 텍스트이며, 2026년 3월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했던 글을 요약해 다시 올린 것입니다. 원문은 글쓴이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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