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3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통해 국회 ‘기후 위기 특별위원회’가 출범했습니다. 활동 기한이 2026년 5월 29일까지여서 한시적인 위원회입니다. 그렇지만, 온실가스 감축, 탄소중립 등 정부의 기후 위기 관련 대책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의 개선과 관련 정책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등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위원회입니다. 특히 입법권이 있는 위원회입니다.
국회의 위원회는 본회의에서 의안 심의를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일정한 사항에 관하여 전문적 지식을 가진 소수의 의원이 의안을 예비적으로 심사․검토하게 하는 소회의의 조직입니다.
위원회를 두는 까닭은 첫째, 국가 기능의 확대로 의안 심의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기술성이 요구되므로 전문적 지식이 있는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의안을 심의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둘째, 의안 심의의 능률을 향상하고 방대한 안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국회 운영의 능률성 제고 등의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됩니다. 그러나 본회의의 형식화, 국정의 통일성 저해, 행정각부와의 밀착성 등의 측면은 비판을 받습니다.
국회법상 위원회의 운영 원칙은 상임위원회 중심주의와 본회의 결정주의라고 설명합니다. 상임위원회(standing committee)는 소관 사항에 관한 입법 기타의 의안을 예비적으로 심의하기 위하여 상설적으로 설치된 위원회입니다. 위원의 임명은 각 교섭단체의 소속 의원 수의 비율에 따라 국회의장이 선임하고 임기는 2년(단, 정보는 4년)이죠. 의원은 둘 이상의 상임위원회의 위원이 됩니다. 하나의 상임위원회 위원만 될 수 있었습니다. 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합니다.
사회가 복잡해져서 법률 수요가 너무 많고 심의 절차가 신중해야 하다 보니 모든 국회의원이 모든 법안 심사에 관여하는 일은 어려운 거죠. 분업 원리가 작동한 거라고 볼 수 있는데요. 소수의 의원이 입법을 좌우하다 보니 부작용도 없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개별 입법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져서 쉽게 입법 청탁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원위원회(全員委員會)가 부활했습니다. 전원위원회는 각 위원회의 심의를 거쳤거나 각 위원회가 제안한 의안 가운데 특히 중요한 의안(정부조직, 조세,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법률안 등)을 본회의에서 의결되기 전에 의원 전원이 다시 한번 심의하는 위원회입니다. 상임위원회 중심주의 때문에 본회의에서의 의안 심의가 형식화하는 것을 보완하는 기구인 거죠.
특별위원회는 여러 개의 상임위원회 소관 사항과 관련되거나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안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본회의의 의결로 설치되는 임시적인 위원회입니다. 임시특별위원회 위원의 임명은 각 교섭단체의 소속 의원 수에 비례하여 국회의장이 선임합니다. 실제 추천은 교섭단체 대표가 하니까 국회의장의 선임은 형식적입니다.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호선 합니다. 상설특별위원회, 즉 임시적이지 않아서 위원 구성이 되어 있는 특별위원회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가 있습니다.
기후 위기 특별위원회는 상설은 아닙니다. 2026년 5월 29일까지만 운용하니까요. 2025년 12월 18일에 위원회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하네요(연합뉴스, 2025. 12. 18. <https://www.yna.co.kr/view/AKR20251218147600001?input=1195m>, 검색일: 2026. 1. 2.).
이번 개정안은 비교적 중요한 사안들을 담고 있는데요. 첫째, ‘기후 위기 취약계층’ 정의 규정을 신설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후 위기 정책을 수립·이행할 때 이들에 대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책무를 명시했습니다. 기후 위기 취약계층은 노인, 아동, 저소득층, 야외노동자 등 생물학적 및 사회·경제·지리적 여건으로 기후 위기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기후회복력이 낮은 집단을 말합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재해·피해에 대비하는 지원 대책을 마련하도록 했습니다.
둘째, 개정안에는 헌법기관 등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설정과 녹색건축물 전환 이행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목표를 변경할 때는 국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의무 근거도 담겼습니다.
셋째, 기후 위기 대응 정책에 대한 시민의 숙의·참여를 제도화하는 ‘기후 시민회의’를 설치하고 정부가 주요 정책·계획을 수립할 때 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했습니다.
넷째,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과학 연구와 데이터 생산·관리를 총괄하는 국립기후과학원 설치, 연구기관 간 협력 등을 강화하도록 하는 ‘기후 정책연구 협의체’ 구성 등의 내용도 있습니다.
다섯째, 법안에는 ‘국가 기후 위기 대응위원회’의 위원 규모를 현행 50∼100명 이내에서 30∼60명 이내로 조정하고 ‘기후 재정·금융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몇 가지만 언급하고 싶습니다. 첫째,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입법이 한시적인 활동으로 가능할까요? 그렇게 쉬운 일이면 기후 위기는 벌써 해결될 문제 아닌가요. 제21대에도 특별위원회가 있었거든요. 상설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둘째, 상설화하는 경우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설치하는 게 적절할까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새로 생겼죠. 상임위원회는 주로 행정부에 대한 전담 마크 제도입니다. 국방부에 대응하는 국방위원회가 있는 거죠. 기후 위기 문제가 기후에너지환경부만의 문제일까요?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산업통상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전 부처의 문제 아닐까요? 정부 측에도 전 부처를 아우르면서 조정하는 기구가 필요한 게 아닐까요?
마지막으로 여러 기구를 설치하는 것으로 끝일까요? 실제 그런 기구들이 각 부처의 행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 정책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기구를 설치하는 것보다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가 더 큰 문제입니다. 이른바 거버넌스 문제죠.
기후 위기는 전체적인 국가의 조직과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하는 사안입니다. 서구의 근대에서 출발한 헌법 구조는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과는 너무 다르니까요. 구태의연한 조직과 방식을 전면 검토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습니다. 더 늦으면 안 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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