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5일(월) 11시에 <出雲の阿国>(이즈모노 오쿠니)이라는 공연을 봤습니다. ‘전진좌’(前進座)라는 가부키 극단의 ‘창립 95주년 기념 특별공연’입니다.
이즈모(出雲)는 일본 시마네현의 옛 지명입니다. 오쿠니(阿国)는 가부키의 시조인데요. 오쿠니가 이즈모 출신 무녀(巫女)였다고 합니다. 1603년경 에도 시대 초기에 교토의 가모가와(鴨川) 강가에서 남장을 하고 춤을 추는 ‘가부키 오도리’를 선보였습니다. 역설적인 것은 가부키가 여성이 시작했지만, 이후 풍기 문란 등을 이유로 여성이 무대에 서는 것을 금지하면서, 현재의 ‘남성이 연기하는 가부키’로 변모한 일이죠.
창립 95주년이 된 극단이라니 대단하죠. 1931년 5월 22일 가부키 배우인 카와라사키 쵸쥬로, 나카무라 칸에몬 등이 중심이 되어 설립되었습니다. 영화 <국보>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도 가부키 계는 엄격한 세습제와 보수적인 가문 중심 체제죠. 이에 반발한 젊은 배우들이 ‘대중과 함께하는 연극’, ‘민주적인 극단 운영’을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극단 소개말을 보더라도, 극단 창립총회에서 “본 극단은 그 수입을 통해 단원들의 생활을 보장하는 한편, 광범위한 민중의 진보적 요구에 부합하는 연극 창조에 노력한다”, “총회를 최고 결의기관으로 하여 전 단원에 의해 구성한다”라는 민주적인 극단의 창조와 운영 방침을 내걸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가부키를 현대화하고 일반 관객도 이해하기 쉽게 연출하며, 소외된 민중의 삶을 조명하거나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는 작품을 공연하고, 전국을 순회하며 작은 마을에서도 공연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사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전통적인 가부키와 달리 배우들의 감정이 잘 드러나서 인물 간의 관계를 알 수 있고, 중간중간 배우들의 노래와 군무가 볼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가부키와 달리 주인공 외에도 여성 배우들이 반 정도였습니다.
위의 내용 중에 좀 의아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요? 공연 시간입니다. 월요일 오전 11시 공연은 흔치 않잖아요? 일본은 이 시간대 공연이 꽤 눈에 띄더군요. 상대적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관객들, 특히 고령자 관객을 고려한 거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또 특이한 건 전통적인 가부키 공연에서도 그렇지만, 중간 휴식 시간에 도시락을 먹는 거였습니다. 티켓 예매할 때 주문할 수도 있고, 극장 안에서 판매도 하더라고요.
저는 짧은 시간에 허겁지겁 먹는 게 탐탁지 않아 먹지는 않았는데요. 옆에서 먹는 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음식 냄새도 나지 않았고요. 다음에는 한 번 시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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