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군사주의 양상 (하)

by 한량돈오

2026년 2월 12일 일본에서 발표를 합니다. 자료는 ai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번역하고, 한국어로 발표하며, 순차통역으로 진행합니다. 분량이 많아 한국어 발표본을 2회로 나누어 게시합니다. 각주는 생략했습니다.


4. 헌법의 평화주의, 그러나 군사주의와 그 현실


1) 1948년 제헌헌법 이래 헌법의 군사주의 요소


한국의 1948년 제헌헌법은 국제평화주의(前文)와 모든 침략적인 전쟁 부인, 국토방위에 한정한 군의 의무(제6조) 등을 규정함으로써 평화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군의 민주적 통제를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의 선전포고(제59조)에 대한 국회의 동의(제42조), 국군의 조직과 편성에 대한 법률주의(제61조 제2항), 그리고 현역 군인의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 임명 금지(이른바 문민 원칙, 제69조) 등을 규정한다. 이러한 내용은 현재 헌법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대통령에게 계엄선포권이 있지만(제64조), 그 결정은 국무회의에서 했다(제72조 제6호). 의원내각제 요소가 지금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헌법상 문민 원칙의 약화가 문제다. 1948년 헌법 제61조에서 대통령이 국군을 통수한다고 함으로써 ‘통수’(統帥)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하나다. 이 용어 자체는 일본의 메이지(明治) 헌법에서 유래한다. 더 먼 유래는 1850년 프로이센 헌법 제46조의 ‘Oberbefehl’이다. 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통치권자’의 고유 권한을 의미한다. 한국 헌법에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라는 제한이 있지만, 용어 자체는 물론 군의 운용 관련해서 민주공화국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 현재의 독일기본법 제65a조는 “연방 국방부 장관은 군대에 대한 명령권과 지휘권(Inhaber der Befehls- und Kommandogewalt)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연방 수상이 군의 명령․지휘권을 가지는 것은 전시나 방위 상황에서다(기본법 제115b조).

현재 한국 헌법은 이러한 군 통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국군조직법」 제6조는 대통령이 헌법, 이 법 및 그 밖의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군을 통수한다면서, 제8조에서는 국방부장관이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고 합동참모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대통령 박근혜는 2015년 추석을 맞아 부사관 이하 모든 장병에게 1박 2일의 특별 휴가증을 수여해서 문제 된 적이 있다. 대법원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가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 외에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 체계 유지 역시 보호법익으로 하는 점, 상관모욕죄의 입법 취지, 군형법 제2조 제1호, 제64조 제2항 및 헌법 제74조, 국군조직법 제6조, 제8조, 제9조, 제10조, 군인사법 제47조의2, 군인복무규율 제2조 제4호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하면, 상관모욕죄의 ‘상관’에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더욱이 다른 하나의 문제점은 민간이 군을 통제하는 형식적 문민 원칙조차 망가뜨린 점이다. 국방부 장관은 형식적으로 민간인일 뿐 실질적으로는 군인이었다. 김태영 합참의장은 2009. 9. 23. 오전 8시에 시작한 대장 전역식 및 합참의장 이임식은 8시 40분에 끝났다. 10분 동안 군복을 벗어 양복으로 갈아입고 10분간 휴식을 취한 뒤 9시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이명박 대통령). 정경두 합참의장은 2018. 9. 21. 오전 10시 30분 이임식과 전역식을 하고 3시간 30분 뒤에 국방부 장관에 취임했다(문재인 대통령).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2020. 9. 18. 육군참모총장 이임 및 전역식을 하고 오후에 국방부 장관 취임식을 했다(문재인 대통령). 2025년 6월 23일 이재명 정권 아래에서야 64년 만에 문민 국방부 장관이자 최초의 병 출신 국방부 장관이 취임했다.


2) 한국전쟁이 낳은 군사주의


한국 군사주의의 핵심 계기는 한국전쟁과 군사독재다. 법은 전시라고 해서 침묵하지 않음에도(inter arma enim non silent leges), 민간인에 대한 대량 학살이 일어났다. 주로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군형법인 「국방경비법」을 동원하여, 형식적인 단심의 ‘재판’으로, 군법회의까지 활용하여 ‘살해’했다.


한국전쟁이 낳은 군사주의의 또 다른 단면은 미국 군사주의의 그늘이다. 1950년 7월 15일 한국전쟁 중에 당시 대통령 이승만은 작전권 이양 서한을 통해 맥아더 사령관에게 한국의 작전권을 넘겼다. 1994년 12월 1일 평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은 아직 한미연합사령부가 가지고 있다. 최근 한국의 국회는 ‘DMZ 법’을 발의하여 한국 정부가 비군사적 및 평화적 목적의 비무장 민간인 DMZ 출입·이용을 관리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엔군사령부는 2026년 1월 17일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 구역의 민사 행정 및 구제 사업은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임을 강조하며 유엔사가 비무장지대 접근을 통제할 수 있는 관할권을 부여받았다고 주장하는 공개 성명을 냈다. 28일에는 기자회견을 갖고 DMZ 법이 정전협정과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국의 영토를 방위하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국을 미․중 충돌에 연루하게 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3) 군사독재의 헌법적 잔재


1961년 박정희의 5․16 군사 반란 이후 개정된 1962년 헌법은 군사주의 헌법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개정된 현재의 헌법은 이러한 군사주의 조항을 청산하지 못했다. ‘계엄 헌법’이라 부를 만하다.


첫째, 헌법 제27조 제2항에서 일반 국민에 대해서도 비상계엄의 경우 군사법원의 관할을 인정한 것이다. 즉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는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 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라는 규정이다(1962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비상계엄이라도 일반 국민의 경우에는 일반법원에서 재판받도록 해야 한다.


둘째, 헌법 제77조 제3항에서 비상계엄 시 일정 기본권과 법원 권한에 대해서까지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것의 문제다. 즉,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1962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해석상 그 권한의 주체는 대통령이겠지만, 실제로는 계엄사령관이 그러한 권한을 사용한다. 더욱이 ‘특별한 조치’의 해석에서 특별성의 의미, 조치의 범위, 법적 효력 등과 관련하여 그 의미가 불명확하므로 평시에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르는 제한 정도로 충분하다. 대통령에게는 이것과 별도로 긴급명령을 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다.


셋째, 대통령의 계엄선포에 대하여 국회가 관여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대통령은 국회에 통고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제77조 제4항, 1962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더욱이 국회가 대통령에게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는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의 가중된 의결정족수를 요구한다(제77조 제5항, 1972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계엄선포 시 국회의 동의를 얻게 해야 하고, 계엄 해제 요구는 일반의결정족수로 충분하다.


넷째, 헌법 제110조는 군사재판을 관장하는 특별법원으로 군사법원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을 두면서(제1항) ‘재판관의 자격을 법률에 위임’하고 있으며(제3항, 1954년 개정 헌법에서 군법회의 신설), 심급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약한다(제4항). 즉 비상계엄에서의 군사재판은 단심으로 하면서(1962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사형을 선고한 경우만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게 한다(현재의 1987년 개정 헌법에서 신설). 정부 수립 초기 국가보안법 사건의 단심제를 통해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한국전쟁 때는 단심으로 사형을 선고했던 과거의 국가범죄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헌법을 통해 정당화한 점에서 문제가 있다. 군사법원은 전시에만 군 형사법원으로 설치하고, 평시에는 폐지하는 것이 옳다.


5. 한국에서 군사주의 양상과 그 평가: 헌법재판 사건을 중심으로


현재의 헌법에서 도입한 헌법재판 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특히 두 명의 대통령을 탄핵한 것을 높게 평가하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헌법재판소가 계륵이 되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기본적 인권의 보장 또는 군사주의 탈피 관련해서 전혀 헌법 수호의 구실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판례를 중심으로 몇 가지 사건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1) 평화적 생존권의 부정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명문의 규정이 없음에도 평화적 생존권을 인정했다. 오늘날 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 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이므로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근거에서다. 평화적 생존권은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평화 개념이 헌법의 이념 또는 목적으로서 추상적이고, 평화적 생존권은 이를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기본권으로서 특별히 새롭게 인정할 필요성이 있다거나 그 권리 내용이 비교적 명확하여 구체적 권리로서의 실질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없다며, 굳이 판례를 변경해서 평화적 생존권을 부인했다.


2) 군의 해외파병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사건에서 이라크전쟁이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침략전쟁인지 판단은 대의기관인 대통령과 국회의 몫이라고 판단을 회피했다. 그러나 ‘침략적 전쟁’은 헌법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면, 헌법재판소는 최소한 무엇이 침략적 전쟁인지는 해석해야 했다. 그 결과 군의 해외파병은 헌법의 틀을 벗어났다. 원전을 수주하는 경제적 이유로 UAE에 파병하는 일이 일어났다. 나는 민주적 통제 없이 군대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정치 체제가 곧 ‘군대 독재’라며, ‘군대의 새로운 전성시대’를 우려했다. 헌법은 최대한의 평화주의를 지향함으로써 무력 분쟁을 예방하도록 하고, 군을 동원하는 일은 최후의 수단으로 필요 최소한에 그치도록 하며, ‘의심스러운 때에는 평화에 유리하게’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명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3) ‘헌법의 예외 영역’으로서 군대


헌법재판소는 군의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① 헌법재판소는 국방부장관과 각군 참모총장 등이 군판사와 심판관의 임명권과 재판관의 지정권을 갖고 심판관은 일반장교 중에서 임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 군사법원 제도를 합헌으로 결정했다. 군대조직과 군사재판의 특수성을 고려하고 군사재판을 신속, 적정하게 하여 군기를 유지하고 군 지휘권을 확립하기 위해 이러한 군사법원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② 헌법재판소는 국방부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서적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영내 반입을 금지한 것에 대해서도 합헌으로 결정했다. 이때 국방부는 의견서에서 청소년 대다수를 대한민국 국군의 주역으로서 군복무 대상자로 이해하고, 입대한 장정들이 “확고한 국가관과 대적관(對敵觀)을 확립하고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③ 헌법재판소는 군대에서는 합의에 따른 성적 행위라 하더라도 동성 군인 사이의 행위는 이성 군인과 달리 처벌하더라도 합리적 이유가 있어 평등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근무 장소나 임무 수행 중에 이루어진다면 국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가정까지 한다. 절대다수의 군 병력은 남성인데, 생활공간을 공유하면서 장기간의 폐쇄적인 단체생활을 하므로, 일반 사회와 비교하여 동성 군인 사이에 성적 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 없는 근거를 댄다.

4) 한국에서 군사주의의 배경


한국에서 군사주의의 배경에는 국가보안법, 반공이데올로기, 그리고 분단 체제가 자리 잡고 있다. 사상 탄압법으로서 국가보안법은 ‘인간 사고의 결정체인 사상을 정통과 이단으로 가르고, 이단으로 못 박은 사상에 국가 폭력의 칼날을 무자비하게 휘두른다는 점에서 빼어난 의미의 체제 유지법’이다.


한국에서 지배 권력은 통치의 위기 시에 정부 또는 체제를 비판하는 행동을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추종하는 일로 몰아세워 국가 폭력을 정당화하는 빌미로 삼는다. 한국에서 반공주의는 좁은 의미의 반북에서 넓은 의미의 체제 비판까지 아우르며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수 있는 통치 이데올로기다. 한국에서 반공주의는 ‘빨갱이 사냥’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사상 통제의 핵심 이데올로기이며, 국가보안법 중심의 사상 통제 법체계로 뒷받침된다.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이 강렬하던 때인 2004년의 대법원판결은 한국 군사주의의 논리 구조를 잘 보여준다. ① “북한은 50여 년 전에 적화통일을 위하여 불의의 무력 남침을 감행함으로써 민족적 재앙을 일으켰고 그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수많은 도발과 위협을 계속해 오고 있다는 경험적 사실”이 있다. ② “향후로도 우리가 역사적으로 우월함이 증명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체제를 양보하고 북한이 주장하는 이념과 요구에 그대로 따라갈 수는 없는 이상, 북한이 직접 또는 간접 등 온갖 방법으로 우리의 체제를 전복시키고자 시도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③ “이러한 사정이라면 스스로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가져오는 조치에는 여간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체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이므로 국가의 안보에는 한 치의 허술함이나 안이한 판단을 허용할 수 없다.”


헌법 제37조 제2항의 국가안전보장은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하는 구체적 목적으로서 그 헌법적 가치가 특히 사상·양심의 자유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가안전보장이 분단 체제를 배경으로 최우선의 헌법적 가치로 평가되어 사상·양심의 자유조차 국가안보에 종속한다. 병역거부를 바라보는 시각의 이면에는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이러한 패러다임은 달라지지 않는다. 한국의 헌법 체제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체제 안에는 ‘국가 보안․병영․계엄’의 헌법 체제가 똬리를 틀고 있다. 사상전을 불사하는 총력전 체제다.


6. 맺음말: 진정한 문민통제를 향해


① 군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용어로 군인을 ‘제복 입은 시민’(citizen in uniform, Bürger in Uniform)으로 부른다. 한국의 군사주의는 시민을 ‘사복 입은 군인’으로 만든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길은 병역거부권의 강한 보장과 군인의 불복종권을 실효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② 병역거부권은 병역을 전제로 신체 등급을 매기는 신체검사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부터 보장해야 한다. 대체역 제도는 병역의 일종이 아닌 점에서 철저히 군과 무관하게 민간 영역에서 운용되어야 한다.


③ 12․3 내란에서 일부 군인의 소극적 대응이 있었지만, 내란조차 판단할 수 없는 군인은 매우 위험하다. 군인의 불복종권을 중심으로 한 인권 보장이 필요하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2025년 11월 3일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아래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에 대한 입법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에는 군인복무기본법 개정안이 다수 제출되어 있다. 이 개정안들에는 ‘직무와 관계없는 명령 또는 법규 위반의 명령을 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위법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지 또는 위법한 명령을 거부하면 인사상·형사상 불이익 등 처벌받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없다. 위법한 명령을 내린 상관에 대한 처벌 조항도 없다. 군 내에서 위법·부당한 명령에 대해 불복종하거나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항명죄로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독일, 프랑스 등 해외 주요국은 위법한 명령의 발령과 이행 금지를 명시해 불복종을 제도화하고 있다. 최소한 군인복무기본법에, 위헌·위법한 명령에 대한 불복종 권리 명문화, 이로 인한 형사상·인사상 불이익 금지, 이의 제기 절차 마련, 헌법 및 관련 법률을 교육하도록 하는 규정 등을 담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군형법을 개정해 위헌·위법한 명령을 발한 지휘관에 대한 처벌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④ 2001년 11월 25일(국가인권위원회 설립 기준)까지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사건과 민간 사회복지기관, 입양알선기관 및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 등의 진실을 규명하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3기가 2월 26일 출범한다. 이 위원회가 다룬 사건 중에는 ‘1945년 8월 15일부터 한국전쟁 전후의 시기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진 민간인 집단 사망ㆍ상해ㆍ실종사건’과 ‘1945년 8월 15일부터 권위주의 통치 시까지 헌정질서 파괴행위 등 위법 또는 현저히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로 인하여 발생한 사망ㆍ상해ㆍ실종사건, 그 밖에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사건’(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제2조 제1항 제3호와 제4호)이 있다. 여기에는 군에서의 의문사와 ‘강제징집에 의한 사상개조와 프락치 활동 강요’의 인권 침해 사건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에서는 국가 폭력에 의한 잘못된 과거를 청산한다면서, 다른 한편에서 ‘미래에 청산해야 할 과거’로서 현재의 국가 폭력이 행해지는 것은 아닌가 착잡한 마음이다.


⑤ 헌법 관점에서 불복종이 중요하다. 불복종은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는 능력과 그것을 실천하는 용기에서 나온다. 한국에서 12․3 내란 실패는 운이 좋은 면이 강하지만, 그 저력은 시민의 저항하고 항쟁하는 행동에 있다. 다만, 12․3 내란의 발생은 시민의 불복종 역량을 인권과 민주주의의 제도로 전환하지 못한 국회 탓이 크다. 국회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따라 입법하도록 해야 한다. 직접민주주의 제도와 입법권의 분권화 외에도 매일 공청회와 청문회를 열어 시민의 목소리에 응답하고(responsibility) 입법화와 정책화를 책임지는(accountability) 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무(武)에 대한문(文)의 통제를 넘어 민(民)의 통제로 나아가는, 진정한 문민통제”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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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라이선스: Girl holding protest sign advocating for peace with stop war message in modern flat design, 제작자 Ophelia, AI로 편집상의 사용은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허위여서는 안 됩니다. 파일 유형 JPEG, 범주 사람, 라이선스 유형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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