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의 삶이 힘든다는 건 누워보아야만 알 수 있다. 몸을 세워보려하지만 자꾸만 허물어질 때나 되어서야 불균형을 깨닫는다. 힘을 가졌을 때는 힘 밖에 보이지 않지만힘을 잃고나면 비로소 눈이 열려 모든 것이 보인다. 때로, 몸과 마음의 톱니바퀴가 어긋나보는 것도 괜찮다 싶어 길게 누웠다, 오늘은.
5호 태풍 '장미'가 상륙했단다.
딸아이가 초등학생 때, 무슨 일 때문인지 일기장에 하늘도 무식하시지, 라고 적은 적이 있다. 아마 어른들이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는 말을 듣고 기억했다가 쓴 모양이었다.
하늘이 절대 무식하지도, 무심하시지도 않으리라는 걸 믿는다. 우리 인간의 눈물을 보고 계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