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주부의 자리를 비웠더니 냉장고가 텅 비었다. 김치냉장고 한 쪽을 냉동고로 쓰고 있는데 거기엔 무언가 꽉 차있지만 당장 먹을 식재료는 아니다.
김영민의 《사랑, 그 환상의 물매》를 읽고 있는데 어째 읽을 때마다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진다. 지은이는 사랑에 관한 한, 마음을 주려고도 받으려고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생활이다, 라고 말하고 있는데 공감한다.
내 버전으로 말하면 책을 읽으므로 배가 고프지 않으리라는 건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정도이다. 배가 고프면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는다.
책을 덮고 집을 나섰다.
사는 것은 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