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도로를 이탈하여 마주한 진짜 생명에 대하여
만약 당신이 이 글에서 홈스쿨링의 정교한 ‘방법론’이나 남들보다 앞서가는 ‘비법’을 기대했다면, 정중히 다른 전문가의 책을 찾아보길 권합니다. 기술적인 정보는 이미 세상에 차고 넘치며, 나보다 훨씬 더 논리적이고 세련되게 설명해 줄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저 시속 100km로 질주하던 본선 도로에서 핸들을 꺾어 ‘갓길’로 진입한 한 가족이, 그 길 위에서 어떻게 먹고, 울고, 웃으며 살아왔는지 그 날것 그대로의 ‘생활’을 들려주고 싶을 뿐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기록은 성공의 연대기라기보다 ‘처절한 항복의 일기’에 가깝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부딪쳤던 홈스쿨링이 우리에게 어떤 막막한 광야였는지, ‘성경적 교육’이라는 거창한 명분 뒤에 숨겨진 나의 지독한 완벽주의와 교만이 어떻게 아이와 나를 할퀴었는지, 그리고 1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마주하게 된 ‘홈스쿨의 진짜 얼굴’은 무엇이었는지를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내가 얼마나 대단한 결단을 내렸는지 증명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세상의 박수와 인정을 생명이라 믿으며 질주하던 한 여자가 어떻게 기꺼이 무너졌는지, 그리고 그 깨진 틈 사이로 어떤 뜻밖의 은혜가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여전히 나는 매일 아침 아이의 표정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내 안의 ‘자기 보호’라는 성벽을 허물기 위해 씨름하는 미완성의 여행자일 뿐입니다.
만약 당신도 지금 남들의 속도에 숨이 차거나,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불안하다면 잠시 이 갓길에 머물러 보시길 권합니다. 본선 도로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조금은 느리지만 찬란한 풍경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왜 그 화려한 궤도를 스스로 이탈했는지, 그 무모하고도 아름다운 여정의 첫 페이지를 열어보려 합니다.
[연재 안내]
매주 금요일, 말씀과 배움, 그리고 일상을 잇는 10년의 기록이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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