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다시, 나만의 스타일로 ‘더블클릭’ 하는 시간

보너스 같던 연휴 끝에 마주한, 일상이라는 본질

by 이음

1. ‘순삭’된 연휴가 남기고 간 것


5일간의 구정 연휴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명절은 휴식이라기보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가깝다.


시댁과 본가를 오가고,

산소를 다녀오고,

오랜만에 만난 사촌들과 근황을 나눈다.


정신없이 흘러가지만

그 안에는 분명 따뜻함이 있다.


1월 1일이

‘새해를 향한 결의’를 다지는 날이라면,

구정은 어쩐지 보너스 같은 시간이다.


길어진 연휴 덕분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관계의 온도가 조금은 더 올라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느낀다.


가족은 가장 든든한 존재이면서

동시에 내가 챙겨야 할 대상이 늘어나는 자리라는 것을.


따뜻함과 책임감이

함께 존재하는 이름, 가족.


2. 다시, KPI 앞에 앉다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니

사무실은 이미 1분기의 반환점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연초에 세웠던 사업계획이 과제가 되고,

KPI가 숫자가 되고,

연간 로드맵이 현실이 된다.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시 조인다.


성과, 실행, 일정.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복귀가 싫지만은 않다.


돌아올 자리가 있다는 것,

다시 몰입할 일이 있다는 것.


그것도 어쩌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3. 글쓰기, ‘욕심’과 ‘본질’ 사이에서


화·목 발행을 지키지 못했다는 마음이

조금은 걸렸다.


괜히 조급해져

점심시간에 몇 줄을 적는다.


처음에는 일기처럼 편하게 쓰려 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욕심이 생긴다.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간결하고 트렌디하게 써야 하지 않을까.’


정보를 담고 싶은 마음과

나답게 쓰고 싶은 마음이

자꾸 충돌한다.


그래서 요즘 두 권의 책을 읽고 있다.


버추얼 크리에이터 일간지의 『더블클릭』,

그리고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


진서는 말한다.

“글쓰기의 핵심은 클러터(Clutter)를 걷어내는 것이다.”

— 『글쓰기 생각쓰기』


불필요한 장식을 덜어내고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을 남기는 것.


『더블클릭』은 또 다른 방식으로 말한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라도

나만의 시선으로 다시 눌러 보라고.


어쩌면 글쓰기는

새로운 정보를 찾는 일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있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블클릭해 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4.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휴는 끝났고

일상은 다시 흐른다.


로직의 시간 속에서도

나는 틈틈이 감성을 기록할 것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위트가 넘치지 않아도,

정보가 빼곡하지 않아도.


오늘처럼

내가 느낀 것을 솔직히 적는 이 행위가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보너스 같던 연휴 끝에서

나는 다시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더블클릭해 본다.


[이음의 한 줄]


"명절의 끝에서 느낀 가족의 무게가 책임감이라면, 일상의 시작에서 적어 내려가는 글의 무게는 나를 찾는 자유입니다. 화려한 수식어를 걷어낸 자리에 남은 가장 나다운 진심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쓸모 있는 위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