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잠자리가 꺼림칙하지 않기를.
참 그런 날이 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겼을 농담이나 비아냥, 질투 섞인 말들이 유독 바늘처럼 머리와 가슴에 꽂히는 날.
내가 즐겁고 행복하게 선택한 일들에 대해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누가 그런 걸 돈 주고 해?"
"그거 말고 이게 더 재밌을걸?"
"너는 돈도 시간도 많아서 좋겠다."
그들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게 시간과 돈이 얼마나 있는지 다 알지도 못하면서 던지는 말들. 겉으로는 웃으며 넘겼지만 사실 하나도 웃기지 않았고, 전혀 기분 좋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속상한 마음을 남편에게 털어놓으며 위스키 한 잔을 마셨다. 차가운 얼음 사이로 낮의 소음들을 녹여 보낸다.
잠자리에 누워 생각에 잠긴다.
'왜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걸까? 내가 만만해 보였나?'
그 자리에서 기분 별로라고, 왜 그렇게 말하냐고 한마디 해줄 걸 그랬나 싶어 살짝 후회도 해본다.
결국 평소처럼 '그래, 그렇게 생각해라' 하고 무시하면 될 일인데, 오늘은 유독 그게 안 되는 날이었나 보다.
홍진경 님이 그랬다. 행복한 날은 누웠을 때 꺼림칙함이 없어야 한다고.
비록 꺼림칙한 문장들이 머릿속을 떠돌지만, 이런저런 생각들로 상처 입은 나를 가만히 다독이며 잠을 청해 본다.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행복한 하루로 마무리하고 싶은 나의 간절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