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by 지구 사는 까만별




땅거미가 종이 위로 찾아들 때

유리창엔 빛이 스며든다


달빛이 바람을 타고

피부에 도착한 걸 보니

유리는 그대를 비춰 빛이 났나 보다


하이얀 종이 위에서

그대를 항해하는 시간

배가 지나간 파동으로

마음은 촘촘해져 간다


종이의 풍화에도

꾹꾹 눌린 흔적은 잔존해 있어

별 없는 어느 밤도

바람은 빛을 태우며

종이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