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정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 사는 까만별 Nov 08. 2021

나뭇잎과 함께 춤을




나뭇잎은 떨어지며 자기가 버려진 줄 알았다.

사람들이 자기 앞에서 시간을 보낸 일행들을

인연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는.


건조한 공기 아래서 햇살은 잘 말라 바삭거리고,

바삭함의 성질은 버려진 나뭇잎과 닮아 가을 아래 함께 빛난다.


나뭇잎을 보러 수많은 발자국이 오고 가고

조촐한 장례를 생각했던 나뭇잎은

바람을 타고 싱싱한 국화와 춤을 춘다.

춤바람을 느끼러 온 발자국들을 모아 꿰어보니

잘 마른 비늘같이 눈부시다.


춤바람이 지나고 발자국이 빠져나가

다시 일상.

하얀 겨울 앞으로

미련을 닮은 붉은 연서 한 잎이

포르르 춤을 추러 날아오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