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얼어붙을 것만 같습니다. 작가님들은 춥지는 않으신지요... 저도 유독 따뜻한 겨울을 지내다 집안에 한파를 맞이하니, 마음에 자리가 없어져 여태 찾아뵙지 못했습니다. 잠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작가님들께 짧은 서신을 띄웁니다.
1주일 전에 엄마가 쓰러지셨습니다. 평생 병원신세도 지기 싫어하시던 분이라, 매일 꾸준히 스트레칭도 하며 음식까지 신경쓰시던 분이었기에 마음의 준비가 되지 못했습니다. 전날 밤에 저와 웃으며 늦은 통화도 하신 후 잠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큰언니의 문안인사는끝내 받지 못했습니다.
문안인사를 받지 못한 엄마가 걱정되어 엄마의 동네 친구에게 한 번 가봐 달라고 부탁하였고, 그 덕분에 엄마는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들것에 실려간 엄마는 중간에 의식을 잃으시기도 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기도 했습니다. 내가 왜 여기 있지라는 붉은 눈으로 저를 쳐다봤던 게 잊혀지지 않아, 요 며칠 저는 어디에서도 병원같이 무겁게 지냈습니다.
그러나, 건조한 겨울이기에 맑은 날이 많습니다. 여과 없이 밀려오는 햇빛에 감사하자면 끝도 없습니다.
여태껏 병원 신세 지지 않고 약 먹고 잘 관리했던 엄마와,
수십 년 간 빠짐없이 아침에 전화를 했던 큰언니와,
이웃집에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던 작은 언니와,
연락에 재빨리 찾아가서 구급차를 불러준 이웃집 아저씨까지.
시간 내에 도착해 처치할수 있었던 건 모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슬픈 걸 생각하면 마음의 짐이 끝도 없이 밀려오지만, 다행인 걸 생각하면 그것도 끝이 없네요. 저는 엄마가 강한 사람임을 알기에 좋은 마음만 가지고 엄마를 기다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감사의 끝맺음은 여러분들께 돌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장 아끼는'8학년 국민일기'를 언제나 따스하게 읽어주시고 흔적을 남겨주시며, 저와 제 엄마가 이 세상에 당당히 살아감을 증명해 주셨어요. 제 감사는 지극히 당연한 것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