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원인이 단통법일까?
아이폰 국내 점유율 상승은 계급장 떼고 붙은 결과
안녕하세요? 이퓨입니다. 지난 주말 통신사 대리점에 잠시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요. 옆쪽에서 아버지뻘 되시는 분들이 아이폰6를 개통하고 계시더군요. 가격 측면에서 대리점 직원이 '아이폰은 공시 지원금이 낮아서....' 등의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개통을 해서 가시더군요. 요즘 이렇게 주위에서 아이폰6를 첫 아이폰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요. 오늘은 국내 아이폰 점유율과 앞으로 전망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출처 :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창조과학부의 집계에 따르면 작년 5.3%에 그쳤던 아이폰의 월별 시장 판매율이 아이폰6 출시 이후 20% 후반대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1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기관은 아틀라스 리서치에 따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점유율이 40%를 넘은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삼성과 LG라는 제조사가 있는 국내 시장이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것인데요. 이를 두고 단통법 때문이다, 세계적인 현상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더군요. 그럼 이렇게 국내 점유율이 변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간 출시된 아이폰 중 국내 시장에서 가장 조용했던 모델은 바로 아이폰5S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유는 패블릿폰이 강세를 보이는 국내 시장에서 많은 분들이 아이폰이 커지길 바랬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이러한 니즈에 응답을 했고, 크기 때문에 잠시 안드로이드폰으로 외유를 했던 구 아이폰 고객들이 하나둘 아이폰으로 돌아왔습니다. 즉 화면이 커지고 듀얼 라인업을 출시된 아이폰6의 상품성이 아이폰 점유율 상승의 가장 큰 이유입니다.
[출처 : ComScor / Business Insider]
이러한 아이폰6의 상품성 증대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이야기처럼 국내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닙니다. 전통적으로 애플이 강세를 띄고 있는 북미 시장(27.9%에서 41.7%)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 시장 (38%에서 51.3%), 중국 시장 (8.7%에서 14.7%)로 전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외 시장에서의 아이폰의 인기는 다시금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갤럭시S6보다 아이폰6가 인기라는 것이 아이폰6 대세론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죠.
국내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증가한 또하나의 이유는 바로 통신사의 증가입니다. 단통법 시행 후 대란을 볼 수 없었던 시점에서 딱 한번 있었던 대란이 바로 작년 말 있었던 아이폰6 대란이었죠. 그만큼 플레이어가 증가한다는 것은 경쟁을 촉진시켰고, 시장 점유율은 20% 이하이지만 유플러스 사용자들 또한 아이폰을 사용하게 된 것 또한 아이폰 점유율의 상승에 영향을 줬습니다.
최근 언론들에서 아이폰의 점유율 증가는 단통법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틀린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과거 시장을 보면 아이폰은 지원금이 낮았습니다. 반면 국내 제조사 단말들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공짜폰 또는 10만원대로 판매 될 정도로 높은 지원금을 투입했습니다. 즉 비싼 아이폰 vs 싼 국내 제조사폰의 경쟁이었던것이죠. 그런데 단통법 때문에 지원금이 비슷해졌습니다. 결국 계급장 떼고 싸우게 되니 국내 제조사폰들이 자꾸 자기 땅을 뺏기고 있는 것이죠.
국내 제조사들 또한 애플에게 안방을 뺏길 수 없었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갤럭시S6, G4 등을 단말을 출시했습니다. 작년 연말에 비해서 최근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이러한 신규 모델들과 중저가 라인업의 강화 등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애플스럽게 변한 갤럭시S6는 최고이기 선택했던 삼성 스마트폰이라는 인식에, 퀄컴 스냅드래곤의 문제는 G4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출처 : ars]
그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까요? 일단 전세계 시장을 보면 아이폰6의 강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 실적에서도 아이폰6 판매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여전히 샤오미, 화웨이, 삼성전자를 재치고 아이폰6가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으로 한정하면 지난 26일 출시된 애플워치와 하반기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잇는 애플페이 또한 아이폰의 강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애플워치는 애플 충성고객과 얼리어답터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중고 시장 등에서 애플워치를 구입하기 위해서 아이폰6는 물론이고 아이폰5 등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40만원이 넘는 애플워치를 구입한 고객들은 애플워치 때문에라도 안드로이드폰으로 회귀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 국내에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MAC 점유율 증가 또한 점차 아이폰 점유율에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입니다. 맥으로 아이폰을 연동해서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경험등이 생기면 안드로이드폰을 쉽게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내 제조사들도 반격의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with 삼성페이)와 LG전자의 신규 하반기 플래그쉽 라인업입니다. 애플 역시 아이폰6S를 출시하지만 디자인의 변화보다는 일부 스펙 강화 등의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위 두 단말이 아이폰이 주지 못하는 감성, UX 등을 제공한다면 다시금 예전으로 회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큰 변화없는 갤럭시노트5, 기존 LG전자 스마트폰 같은 하반기 전략 라인업이라면 어쩌면 지금보다 더 큰 외면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현재 국내 시장의 아이폰 점유율 상승은 하나의 이유라기 보다는 아이폰의 상품성 증대, 단통법으로 인한 가격 동등, 세계적인 아이폰 인기로 인한 대세론, 애플 디바이스 연계로 인한 고객 lock-in 현상의 강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하반기에 국내 제조사에서 출시되는 단말들은 계급장 떼고서도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연 2015년 국내 제조사별 시장 점유율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기대와 함께 걱정이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