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by 김승태

아들의 추천으로 요즘 비상업영화를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제작자도 그런 의도로 제작을 한 건지 아니면 내 기준에 이런 영화는 비상업영화라고 하는 건지.

지난번에 봤던 '더 폴’ 은 너무 인기가 많아져서 놀랍기까지 했다.

아들과 3번을 극장에서 봤고 3번의 GV도 참여했다.

놀라운 경험이었고 한 번은 감독이 직접, 또 한 번은 미술감독이

참석하는 자리였다. 이번에 보게 된 '멜랑콜리아'라는 영화도 아들의추천이었다.

사실 제목의 뜻은 오래전에 알고 있었다.

영화 제목으로서가 아닌 의학용어로써. 우울증...

본격적으로 약을 먹게 된 거 지난 2년 전이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일찍 약을 복용 했어야 했다.

내 나이대의 사람들은 왠지 모를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있어

방문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필요로 했고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방문하지 못했고

그 기간 동안 나는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아닌 나로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려서 부터 오랜 기간 우울증이 있었던 것 같다.

가정의 분위기도 그랬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드는 시간이 많 았던지라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어느 때에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곳까지 빠지게 되어 오랜 시간 머무를 때도 있었다.

영화는 이해하기 쉬운 편은 아니었다.

불안과 우울은 느껴졌지만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이며,

누가 우울증인지 쉽게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이 불안과 우울로 인해 힘들어하는

또 일상생활에 장애를 느끼는 주인공들의 삶은 느껴졌다.

나치즘 영화니, 페니미즘이니 하는 것은 사실 이해 하려거나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잘 모르겠다. 영화의 내용만 봐서는 나는 그런 부분을 찾기 쉽지 않았고 또 그럴 이유도 없었다.

약을 복용한 이후로 가장 달라진 것은 ‘이게 정말 나의 모습'이지라고 느끼게 된 것이다.

내가 왜 그랬지,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이 아닌.

진짜 나를 찾은 것 같은 느낌.

한결 마음이 편해졌고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었다.

그건 나만이 아니라 주변 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도움이 되었다.

이전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하지 않았고 화도 많이 줄었으며, 긍정적인 사고가 나를 밝게 했다.

사실 나의 우울은 감정 기복의 변화가 없이 항상 바닥을 기어 다녔다.

'일희일비(一喜一悲)' 해서는 안 되는 삶과 일을 하였고 감정을 숨기는 것이,

정확히 말하자면 슬픔을 숨기는 것이 필요했던 삶이었기에 기쁨도 같이 잃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도 때로는 불안하고 숨이 막힐 거 같은 공포가 있을 때도 있지만 삶이 어찌 말랑말랑하기만 할까...

아들과의 시간을 통해서 나 자신을 둘러보는 시간이 더욱 많아졌다.

자식에게 배운다는 어른들의 말씀.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image.png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

작가의 이전글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