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봄날

by 김승태

봄날은 항상 좋다. 가벼운 옷차림에도 두렵지 않다.

가을날의 느낌과는 또 다르다. 온통 여름을 준비하는 녹색빛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준비를 마친 나무며 풀들 확실히 가을과는 다르다.


시작이 봄인지 겨울인지는 확실치 않다.

우리 보다도 더 흐릿한 사계절이 있거나 없거나 한 곳도 많으니. 그냥 어떤 시선과 생각을 갖고 대하느냐야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나는 봄을 새로운 시작으로 하고 싶다.

왠지 눈 덮인 거리와 숲, 거기에 찬바람은 시작부터가 어렵고 서글퍼진다.


2년 2개월 정도 보낸 곳에서 마무리를 하는 오늘 봄날이 한창이다. 나의 선택이긴 하나 시원섭섭하다.

왜 그렇지 않을까.

그 시간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동료와 친구들 그리고 함께한 술자리들, 바로 옆 앞에서 항상 같은 시간에 적어도 하루 8시간은 같이한 이웃과 헤어짐이 어찌 아쉽지 않을 수 있을까.

분명 같은 공간이 아니라면 지금과 같은 관심은 기대하기 힘들 테니. 50의 나이가 가까워지며 시랑 하는 사람, 직장동료,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 많은 이별과 헤어짐을 겪어왔지만 익숙하지 못함은 왜일까. 굳은살이 배길 만큼 배겼을 텐데 말이다.


오늘 이후 시간은 나의 새로운 도화지에 설계한 그림대로 내 인생을 꾸리고 준비해야 한다. 누구의 관심과 지시도 없는. 자유를 얻고 포기해야 하는 많은 것들을 오롯이 홀로 해내야 할 것이다.

오늘 같은 봄날은 좋다. 춥지 않아서 덥지 않아서 그리고 화창해서...

그거면 됐다. 좋다.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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