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할 때만 해도 좋았다.
이른 아침 큰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었다.
5시 20까지 학교에 도착해서 멀리 인제 만해마을까지 백일장을 참가하러 가야 했기에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아이도 나도 아이 엄마도.
집에 와 다시 모자란 잠을 청하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작은 아이와 즐거운 잠자리 데이트를 하고 난 후
다시 차로 와이프를 출근시켜주고
오랜만에 차를 가지고 하루를 시작했다.
오전 8시 30분.
얼마 남지 않은 필기시험을 위해 1시간 이른 시간에 학원에 도착해서 문제를 풀어본다.
그렇게 여느 때와 같이 무난하게 시작하는 하루였고
어쩌면 더 바쁘게 시작되어 화가 날 여유조차도 없었던 시작이다.
그렇게 동생들과 점심, 커피 한잔...
3시 쯤 되어 아내에게 카톡을 보내 본다.
큰아들이 백일장을 잘 마치고 돌아오고 있는지. 한동안 아내는 답이 없다.
병원 업무가 바빠서일테지.
1시간 남은 수업은 이미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고 여러 가지 생각들로 반복되었다.
화가 나고 짜증이 시작되었다.
아이가 머리가 아파서 힘들어한다는 것은 작은 일이 아니다.
아이의 특성과 상태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백일장에는 본인도 우리도 기대가 많았다.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유난히 끼어드는 차도 클랙슨을 울리는 차도 많다.
잘못하고도 뻔뻔하게 운행하는 차도. 화가 났던 상황에 점점 더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우울증이 심해져서 약 2년 전부터는 약을 복용하고 있어 이전의 감정으로 조절이 되어
웬만해서는 넘어가는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이 탓도 있어 이제는 귀찮아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4시 쯤 되었을까.
아내에게 아들이 돌아왔고 아침 출발할 때부터 머리가 아파서 지금 약 먹고 누워 있다고 한다.
본인도 내가 무엇을 묻고 싶었는지 알고 있었기에 대답할 방법을 생각한 듯하다.
그때 부터였던 것 같다. 그렇게 참고 참고. 마켓에 들렸을 때는 몸을 부딪치고 지나가는 낯선 사람도
돌아서서 미안하다는 표현도 하지 않는다.
열기라도 식히려 사우나에 갔는데 앞에 들어가는 여자가 유리문도 잡아주지 않고 들어가 부딪힐 뻔했다.
정말 머리끝까지 화가 나고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정말 폭발할 것 같다.
오후 시간은 종일 화와 짜증이다.
무엇 때문인지 나도 잘 알고 있다.
기대... 그리고 실망.
아들은 얼마나 불안했을까.
그 무게감을 견뎌내기 위해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If Only I Wer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