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마스크

죄송합니다

by 김승태

냄새에 민감한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유독 더 예민한 편이다.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 만큼의 능력도 없으면서 유난을 떠는 편이다.

나 자신도 조심하고 철저히 냄새를 관리하고 있다고 하지만 모를 일이다.


누군가에는 엄청난 불쾌감을 주고 있을지도.



이틀 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유난히 냄새 때문에 고생을 했다. 출근길 지하철은 항상 복잡하니 난 노약자석 주변에 자리를 잡는 편이다. 러시아워의 만원 지하철에서도 가장 나중에 붐비는 곳이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날씨가 우중충하고 공기가 무거운 탓이었을까 이상하게 노인에게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심하게 코를 찔렀다.


다른 칸의 노약자석으로 두세 번 옮겼지만 결과는 같았다. 중간에 내릴까라고 고민도 하게 됐다.


출근길을 고생하여 내일부터는 대책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날 출근길에 팬데믹 이후 거의 쓰지 않았던 마스크를 챙겼다. 마스크가 의무가 아닌 팬데믹 초창기 때도 잘 쓰지 않던 마스크였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지하철로 출근하던 나는 진작 이렇게 할걸이라는 후회를 했다. 종일 유난히 고된 업무에 시달린 나는 퇴근길에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봤다.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던 그 어르신들과 닮아져 가는 내가 거울 속에 있었다. 혼란스러웠으며 부끄러웠다.


꼭 그렇게 유난을 떨며 반응하고 생각을 했어야 했는지. 나도 나이 듦이 어색하지 않을 텐데. 입과 코를 막은 마스크가 왠지 부끄러웠다. 유난스러운 내가, 유별난 내가...


그리고 죄송했다. 멋지게 살아가시는 어르신들에게.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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