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

by 김승태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단순하게 숫자의 커짐부터 늙어 가는 것, 세상을 알게 되는 것들까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얘 기할 수 있고 또 생각하는 것에 대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난 요즘 많은 꿈을 꾼다. 계속 꿈이 꾸는 것이라고 하지만 지난

1~2년 간의 꿈은 잠에서 깨어도 또렷이 기억이 나기도 하고

한동안 잊히지도 않는다.

잠꼬대도 많이 해서 잠에서 깨면서 내가 잠꼬대로 어떤 말을 하면서 깰 때가 있다.

이것도 수면과 연관된 질병 일지도 모르지만 난 꿈의 내용이 더 소중하고 놀랍다.

매번 같은 꿈을 꾸는 것도 아니지만 요즘은 꿈은 아쉬움이 그 테마였다.

아버지와의 관계, 원망, 그리움. 어머니에 대한 애증과 미안함 그리고 눈물, 아내의 이별통보,

내게서 떠나 돌아오지 않는 아내, 두려움에 잠을 깨곤 한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아쉬웠던 순간들, 하지 못한 말들과 변명...

대부분의 테마는 이렇다.

그런데 난 이런 테마의 꿈들이 내게 나이를 먹고 있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 있을 일보다는 지난 과거의 아쉬움, 하지 못한 수많은 것들에 대해 돌이켜 보도록 하고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때로는 무섭기까지 하다. 해왔던 일들보다 할 수 있는 일들이

적어지는 나이가 되었구나라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질적인 차이가 없을 수는 없겠지만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내게 하루에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다.

지금 내가 누리는 시간은 더디다.

그런데 정점에 달한 화력만큼 무섭기도 하다.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지금 고칠 수 없는 병에 시달리지 않고,

엄마의 손을 잡을 수 있고, 아내는 항상 내 옆에 있다. 지금이 행복하다.

또다시 한 사람으로서 일을 시작하고 스트레스와 함께 하루를 보내고 술로 달래고 벌어도

큰 도움 안 되는 돈 때문에 걱정하다 보면 지금 누리는 것들이 그리워질 것이다.

그나마도 몇 번의 반복을 거듭하다 보면 누군가의 꿈속에서 밖에 등장 못하는 그리움과 아쉬움이 되겠지.

나이를 먹는다는 거 제한된 시간을 깨닫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헛되이 보낼 것들이 없다는 거, 매 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이 글은 이란성 쌍둥이 아이(장애인)를 키우며 살아가는 기록의 일부입니다.

연재중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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