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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감한맘 Jun 13. 2023

학원대신 여행을 선택하다

나에겐 올해 중3, 중1이 되는 두 아들이 있다. 아이들은 사춘기의 절정을 지나고 있으며(주변 언니들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나를 위로(?) 한다) 그 태풍 속에서 사춘기 아이들과 잘 지내는 법을 터득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백전백패 그것도 KO패! 물론, 두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기네들이 언제나 백전백패라고 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아이들과 유일하게 한마음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이 여행이다. 


우리 부부는 여행을 좋아해서 결혼 전부터 많은 나라를 다녔다. 그중에 가장 인상 깊은 여행지는 인도였다. 인도라는 지역의 매력보다 그곳에서 만난 부자(父子)가 더 인상 깊었다. 사이가 안 좋아진 사춘기 아들과 인도로 여행 온 부자(父子)! 그때 그 아버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언젠가 우리도 저런 날이 오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던 그 순간들이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는 얼마 전 인도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고 방학에 맞춰 히말라야 트레킹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과 여행하기 가장 좋은 때는 초등학교부터 사춘기 이전까지이다. 너무 어릴 때는 아이들이 기억하기도 힘들고 엄마, 아빠도 어린아이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여행보다는 고행에 가깝다.


그래서 아이들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함께 여행을 시작했고 코로나 3년은 방학마다 제주도에 내려가서 살았다. 사춘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어 매년 올해가 마지막 여행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배낭을 싸고 있다. 


아이들은 이제 부모와의 여행보다는 친구들과의 여행을 선호하고 성인이 되면 여자친구와의 여행을 선택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그동안 아이들과 했던 여행들을 하나씩 정리해 보려고 한다.


40대 부모가 아이들과 여행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직장에서는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나이이며, 아이들은 많은 학원을 다녀야 하고 중학생이 되면 방학 동안 영수 학원을 더 집중적으로 다녀야 한다.


작년 제주도에 중2, 초6 아이들을 데리고 한달살이 하는 나를 보고 많이들 놀라했다. 특히, 중2 아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나의 선택은 나조차 이게 맞는 것일까 수십 번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학원대신 여행을 선택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대한 각자의 책임은 각자가 잘 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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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내려갈 여행이야기>

중3 - 2023년 히말라야 트레킹(티켓예약 완료 8월 예정)

중2 - 2022년 제주도 한 달 살기

중1 - 2021년 제주도 한 달 살기

초6 - 2020년 제주도 한 달 살기

초5 - 2019년 3월 미국 여행

초3 - 2017년 스페인 아이슬란드

초3 - 2017년 사이판

초2 - 2016년 인도네시아 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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