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6) / SW중심사회 2021.10
서울의 매력 가운데 하나는 도심 안에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현대식 고층빌딩 사이를 걷다가 길 하나 건너면 낡은 건물들이 즐비한 골목길을 거닐 수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한옥마을 한가운데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 모든 게 도보로 가능하다는 게 경이롭다. 한옥마을은 타임머신을 탄 듯, 시간 여행을 실감케 하는 공간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 마을로 서촌과 북촌을 들 수 있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서쪽과 북쪽 방향으로 펼쳐져 있는 이 마을들은 조선시대에 왕족과 사대부, 고위 관료들이 모여 살면서 조성된 곳이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가옥의 형태가 변형되긴 했지만, 조선시대 양반들이 살던 전통 가옥의 구조를 엿볼 수 있다. 서촌과 북촌 골목길은 폭이 좁아 자동차가 접근하기 힘들어, 외국인 관광객과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걷기 코스이기도 하다. 현대 도시에서 섬처럼 존재하는 한옥마을은 도시의 미관과 관광산업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한다. 도시개발이 진척될수록 낡음의 미학은 가치를 발할 수밖에 없다. 최첨단 도심과 올드 시티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서울의 미래 모습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