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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준 Sep 12. 2023

고독과 외로움

<SW중심사회> 2023.09

1인 가구의 증가, 혼밥, 혼여(혼자 여행) 문화의 확산 등 혼자 지내고 생활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최근 자주 등장하는 말이 고독이다. 고독과 비슷한 맥락으로 쓰이는 말이 외로움이다. 고독과 외로움은 모두 ‘홀로 있음’에서 비롯되는데 고독은 자발적으로 도달한 상태인 반면, 외로움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타율적 감정이라는 데 차이가 있다. 고독은 즐길 수 있지만, 외로움은 쓸쓸함을 동반하는 우울한 느낌일 뿐이다. 둘은 모두 인간관계, 사회적 네트워크의 이상기류에서 촉발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고독은 복잡하고 피곤한 관계를 일부러 회피하려는 욕구의 결과이고, 외로움은 관계 속에 머물지 못하거나 밀려나는 쓸쓸함과의 마주함이다. 현대인에게 고독과 외로움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커뮤니케이션 매체가 발달하고, 촘촘한 네트워크 사회가  실현되었어도 막지 못하는 역설적 현상이다. 그런데 고독과 외로움은 현실세계에서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한 끗 차이로 서로를 넘나든다. 고독이 외로움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것은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절박한 과제다. 외로운 존재가 많은 사회는 슬프고 불행하다. 이미 우리 사회가 외로움이 만연한, 그리고 강요하는 사회가 돼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이 앞서는 이유다.  

# 사진: 서울 신길역, 속초 아바이 마을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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