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야기
몇 개월이 흘렀고
몇 개월 만에 다시 글을 쓴다.
나는 독립을 했다
작은 방이 있고
작은 거실이 있는
작은 책상에 앉아
지난 몇 해의 기록을 화면으로 옮겼다.
여전히
작고 작은 스트레스의 힘든 나날들이다
하지만 작은 온기가 있고 조용한 불빛이 있고
한동안은 넉넉한 냉장고가 있고
여행에서 사 온 작은 장식품이
그리고 노트북이 있고
깔끔히 정리된 연필이 조금은 평온한 날들로 만들어준다.
독립하는 나에게
아빠는 아무 말씀 없이 모든 짐을 옮겨다 주셨고
엄마는 밤늦게까지 정리정돈을 하다 가셨다
그리고 여전히 어색함이 맴돌지만
떨어진 거리만큼
이따금 안부를 걱정하는 존재가 되었다
멀어진 거리만큼이나 잊혀진 시간들로
보통의 관계가 형성되려나.
생각나는 대로
그저 느껴지는 대로 끄적인 기록들은
형식도 문법도 맞지 않은 투박한 글들.
좀 더 그럴듯한 문장으로 매끄럽게 고쳐도 볼까도 했지만
그럴 수 없는 글들이었다.
나이를 이만큼 먹어서야
알게 되는 것 느껴지는 것 새로이 보이는 것이 늘어만 간다
이제 점점 그런 것들이 많아지겠지
세상에 그렇게 불만 불평이 많았던 나는
지금이 왜 감사한지를 알게 된 나는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괜찮은 어른이 되어있으려나.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