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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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그림

자주 오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잘 안 되는 게 있다.

지금 온 카페도 마찬가지다.

무더웠던 여름 내내

크리미 커피가 간절했는데 한 번을 못 왔다.

커피도 다 마시고 이제 일어날까 생각이 들지만

이 끈적끈적한 재즈풍 노래가 내 발길을 붙잡는다

사람들의 적당한 소음에도 들려오는 재즈 소리가

분위기를 누른다



이따가 쇼핑을 하러 가서

적당한 바지를 사고

적당한 눈요기를 하고

적당한 시간을 보내고

경기장 한 바퀴를 지나

다리를 건너

강둑을 거슬러 오르며

강줄기와 하늘을

천천히 눈에 담으며

집으로 와야겠다고

나름의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린다



이상하게 이런 재즈들은

귀에 직접 꽂아 들을 때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 퍼지면

묘하게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다.

사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그럴듯한 분위기의 매너와 여유

지적인 이미지로 만들어 버리는

요술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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