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없는 의식

48

by 이그림

떠나기 전 타로에서,

여행을 잘 다녀올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긍정을 의미하는

눈부신 태양 카드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

내친김에 올해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X를 의미하는 죽음의 카드가 나왔다.

절망적이다 정말

아무런 기대가 없었다

그날 저녁은.



어린 시절부터

결혼은 나와 거리가 멀다 여기고 살아왔는데

나이가 들고 하루하루가 심심한 지금

그 결혼이란 걸 의식 없이 의식하고 있는 나를 보면

유전자의 힘이 정말 무섭구나.


오랜 시간 만들어온 내 가치관과 삶의 방식들이

이런 식으로 흐트러지듯 무너지는 건가

아니 어쩌면 당연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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