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몰락을 극복하고
Z세대 사로잡은 리바이스의 비결
세계 최초의 청바지,
90년대를 주름잡은 잇템…
리바이스 501
리바이스 501은 무려 149년 전, 카우보이나 광부 등 노동자들을 위한 튼튼한 작업복으로 탄생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베이비붐이 일며 평상복으로 전환됐다. 이후 젊음과 반항의 아이콘, 제임스 딘이 영화에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나오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100년 동안 왕좌의 자리를 지킨 리바이스는 브랜드를 넘어 세기를 풍미한 상징이자 문화나 다름 없었다.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있는 제임스 딘 (영화 '이유 없는 반항' 포스터)리바이스의
몰락과 부활
그러다 90년대 후반부터 점차 인기가 사그라지더니, ‘힙하고 쿨한‘ 이미지와는 멀어지기 시작한다.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세상에서 다른 브랜드들이 치고 나갈 때, 리바이스는 계속 ‘클래식’을 외치며 변화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1997년 70억 달러였던 매출은 불과 4년 뒤인 2001년 45억 달러로 추락, 같은 기간 기업 가치는 14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로 무너졌다. 게다가 이커머스 기업들에 밀리면서 본격적으로 몰락한다. 직원수는 1/4이 됐고, 갚아야 할 빚이 22억 달러로 매출의 반이나 됐다.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듯이 보였던 리바이스…
‘클래식은 영원하다’를 증명이라도 하듯 다시 존재감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2018년에는 10년 만에 매출 56억 달러를 달성했고, 다음 해에는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최근에는 Y2K 패션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이에 맞는 컬렉션을 출시하며 Z세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다.
'Z세대 아이콘' 뉴진스는 최근 리바이스 글로벌 공식 엠버서더로 선정되었다. (Image: www.levi.co.kr)부활의 주역
칩 버그
리바이스의 성공적인 부활 가운데에는 이 사람, 칩 버그(Chip Bergh)가 있다. 칩 버그는 28년간 P&G에서 브랜드 전문가로 이름을 날다. 2011년 리바이스의 CEO로 취임하고 보니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회사 상황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짐했다.
리바이스를 다시 위대하게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는 ‘혁신‘에서 답을 찾기로 했다. 2015년 포브스 인터뷰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혁신은 우리의 중요한 기둥이다. 리바이스는 리바이 스트라우스라는, 그 자체로 전설이 된 사람에 의해 설립됐다. 이 리바이스 창업자는 142년 전 리벳을 박은 청바지를 발명했다. 이는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을 세운 독창적인 기업인이 한 것과 다를 바 없는 혁신이었다."
칩 버그는 본사에서 12시간 떨어진 터키에 있던 연구소,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을 2013년 본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옮기도록 했다. 그리고 이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술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맞는 신제품을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다.
리바이스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 (Image: www.levistrauss.com)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도 적극적이었다. 고객 경험 극대화를 목표로 의류회사가 아니라 기술회사처럼 ‘디지털 우선’ 행보를 취했다. 가령, 자사 매장 곳곳에 디지털 스크린을 설치해서 사이즈와 스타일을 알려주고, 모바일 고객을 위해 체형이 비슷한 모델이 옷을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구매의 실패를 줄여준다. 또, 사이즈나 패턴, 패치 등을 하나하나 선택해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청바지를 구매할 수도 있다. 앱 이용자에게는 한정판 상품의 독점 구매권을 제공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데이터와 AI를 활용해서 상품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를 줄인다. 또한, 3D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서 디자인, 생산하기 때문에 수많은 샘플을 하나하나 제작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 자체에 기술을 적용하는 것도 계속 실험 중이다. 2017년, 구글과 함께 개발한 ‘스마트 재킷’은 소매에 달린 멀티터치 센서를 누르면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전화를 걸고 받거나, 문자 내용도 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체 스캐닝, 물 없이 생산하는 기술, 화학 물질 대신 레이저로 청바지의 패턴을 만드는 기술 등 수 많은 혁신을 실험하며 리바이스의 창업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리바이스와 구글이 함께 개발한 스마트 재킷 (Image: www.levistrauss.com)지금 나의 상태가, 혹은 우리 조직/기업이 구태의연한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면… 칩 버그가 CEO 취임 당시 60여명의 경영진과 1:1로 면담하며 던지 질문을 활용해 보자.
1. 우리가 바꿔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2. 우리가 유지해야 할 3가지는 무엇인가?
3. 나(칩 버그)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4. 내가(칩 버그) 수행할 것들 중 당신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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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의 뉴스레터 '시금치'를 정리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