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할 것 없이 적게 자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네 시간만 자면서 공부하면 합격하고, 다섯 시간 이상 잠자면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4당5락’이라는 말 익숙할 것이다. 미국 전 대통령 트럼프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수면 시간이 하루에 서너 시간에 불과하다며 본인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다. 펩시코 최장수 CEO를 지냈던 인드라 누이도 4시간만 자고,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고 한다. 이들은 선천적으로 조금만 자도 활기차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로 보인다. 그렇지만 사실, 쇼트 슬리퍼는 극히 일부이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성인의 3분의 2 이상은 하루 8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한다.
현실은 어떨까? Creative Leadership Center가 실시한 국제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42%는 하루 6시간도 채 못 잔다고 한다. 수면 부족은 판단력 저하, 자제력 부족, 창의력 손상을 일으키는데, 이것은 개인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리더의 수면 부족은 구성원의 능력과 성과도 줄어들게 만든다. 수면이 부족한 리더는 참을성이 없고, 예민하고, 적대적이어서 구성원의 업무 몰입도를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다가 수면의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리더는 구성원의 수면 부족을 유도하기도 한다. 가령, 밤잠을 안 자고 일하는 직원을 격려하거나, 한밤중에 보낸 이메일에 답장하지 않은 직원을 비난한다면 어떨까? 구성원은 이런 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밤에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 본인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할지라도 구성원들에게는 좋은 수면 습관을 권장해야 한다. 부득이 새벽 3시에 이메일을 작성해야 한다면, 예약발송 옵션을 사용해서 근무 시간내 전송하는 것 처럼 말이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야근을 피할 수 없더라도, 바람직하다고 여기지는 말아야 한다.
수면의 질과 양을 높이는 방법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는 않는 것 같다. 불안에 빠진 리더는 의도적으로 생각의 고리를 끊고 조직의 성과를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지키고, 잠자기 7시간 전에는 카페인을, 3시간 전에는 술과 담배를 피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파란 빛은 수면에 필요한 멜라토닌 생산을 방해하므로, 스마트폰도 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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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M의 뉴스레터 '시금치'를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