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불황이나 경영 위기에 파산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인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의 차이다.
바비 인형을 만드는 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 '마텔·MATTEL'은 2000년 이후 디지털 오락상품 등장으로 아날로그 장난감 시장은 줄면서 고전했다. 세계 최대 장난감 체인 '토이저러스'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파산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아날로그 장난감 매출이 늘기 시작해 2019년 3분기 매출이 1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2020년 들어선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어린이들 덕에 1분기 매출이 16억3170만달러를 기록했다. 바비 인형에 대한 소비자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마텔'에도 위기가 있었다. 2007년 중국에서 생산한 장난감에서 인체에 유해한 납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당시 제품의 65%가 중국산이어서 회사의 존립이 걸린 사건이었다. 여기서 '마텔'은 주저하지 않았다. 즉각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그해 8월 2일부터 9월 5일까지 한 달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실시했다. 미국에서 950만 개, 해외에서 1100만 개를 리콜했으며, 수거 비용만 1억달러 넘게 들었다. 판매는 급감하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브랜드 이미지도 추락했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 와중에 경쟁 업체들이 역공세에 나섰다. "우리 제품에는 납 성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라는 간접 광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텔'은 숨기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에케트가 직접 사과 동영상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띄우고 방송 뉴스에 출연해 리콜 요령을 소개했다.
아이를 네 명 가진 아빠로서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건 바로 '안전한' 장난감"이다.
한 사람의 부모로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견된다면
어떤 작은 문제라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로버트 에케트는 세 단계에 걸친 안전진단 시스템을 강화했다. 모든 페인트를 일일이 검사하고, 전 생산라인을 기습 점검하며, 완제품도 전수 검사로 바꿨다. 회사 대표가 직접 나서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조치를 취하는 모습에 시장은 신뢰와 격려를 보내기 시작했다. 주가는 세 번째 리콜 조치를 발표한 다음 날 바로 반등했고, 그해(2007년) 4분기 마텔의 순이익은 3억285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5% 증가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에 대비하여 미리 준비된 조직은 드물다. 다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미래가 달라진다. 위기대응 'CAP Rule'을 기억하고 있으면 대응이 웬만큼 가능하다.
즉, 사과와 위로가 최우선이다. 누구 잘못인지를 떠나서 이번 사건이 터져 유감이라는 것을 즉시 표명해야 한다. 그것도 24시간이내라는 원칙을 지키면 좋다. 그런데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이유는 대부분 이렇다. 사고의 원인이 아직 불분명한 상태인데 괜히 나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그러니 명확해진 다음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이건 착각이다. 사고의 원인은 나중에 밝혀질지라도 일단 소비자의 고통과 손실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하는 것이 좋다. 진정성 있는 내용으로 피해자들의 마음을 껴안아 주어야 한다.
사고에 대해 조직에서 취할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다.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조사 결과는 실시간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을 알리는 행동이 그것이다. 사외뿐만 아니라 사내에도 정보는 신속하게 흐를 수 있게 해야 조직원들이 같은 목소리로 대응할 수 있다. 사고 수습이나 대응은 CEO가 직접 나서는 것이 좋다. 고객들은 대표가 위기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믿음이 생긴다. 만약 CEO가 나서기 어려운 사정이라면 최고 리스크 책임자(Chief Risk Officer)를 임명해도 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수립하는 일이다. 적당히 위기를 모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시스템 보완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런 룰을 지키게 되면 위기가 오히려 재도약의 계기가 된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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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IGM의 인사이트 경영'을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