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체 나 사장은 고민이 생겼다. 매주 조회에서 품질 경영을 외치지만, 직원들이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말해도 그때뿐, 실제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나 사장의 말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 수 있을까?
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70% 이상은 직원들을 변화시키는 데 실패한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영구루인 짐 콜린스(Jim Collins)는, 이럴 때 ‘상징적 행동(Symbolic Action)’을 활용하라고 한다.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그는 혹한의 날씨 속에서 27명의 대원들을 이끌고 남극점 정복에 나섰다. 남극점에서 불과 15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까지 도달했으나, 식량부족 문제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섀클턴은 추위와 배고품 속에서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강력한 팀워크’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섀클턴이 탐험 중에 가장 걱정했던 것은 팀원들 간에 분열이었다. 구성원들 중에는 과학자, 예술가 등 너무도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있었다. 만약 이들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위험천만한 남극에서 모두 죽음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섀클턴은 그 무엇보다 팀 내 단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말로만 강조한다고 팀워크가 갑자기 좋아지진 않는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상징적인 행동’에 담아 표현했다. 그는 먼저 팀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으고는, “우리는 한 배를 탄 동지들이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손에 든 면도칼로 자신의 머리를 삭발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팀원들은 그가 얼마나 절절한 마음으로 팀워크를 강조하는 것인지를 느끼게 됐다. 팀원 중 몇몇이 동참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팀 전원이 삭발을 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가슴 뜨거운 동지애를 나누게 됐고, 그 후엔 개인적인 행동을 한다거나, 싸우는 데 서로의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상징적 행동’은 열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 실제로 경영자들 중에도 이렇게 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낸 사례들이 꽤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상징적 행동을 했다. ‘양보다 질’이라는 걸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 90년대 초반에 자사에서 만든 불량전화기 15만대를 모조리 떼려 부수고 태우기도 했다. 낙하산을 만드는 모 기업의 CEO는 ‘불량품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직원들이 만든 낙하산을 자신이 직접 매고 하늘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었다. 또,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권위의식을 버리고 소통하는 리더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회의 시간에 상석이 아닌 아래 직원들의 자리에 앉는 등의 파격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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