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AI 로보틱스는 사람이 직접 프로그래밍해서 명령을 입력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전문 엔지니어가 아니면 로봇을 다룰 수 없어서 현장에서의 유연성은 떨어졌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따르면, 생산성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된 자동화 기술은 다음 3가지 측면에서 유연성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1) 외부 환경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없고, 2) 프로그래밍 및 수정을 위해 고도의 전문 기술이 필요하며, 3) 사람의 피드백이나 입력 없이 작동하는 ‘블랙박스’ 같은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사람이 행동으로 보여주면 로봇이 학습 후 명령을 수행하는 로우코드·노코드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스타트업, 앨리 로보틱스(Ally Robotics)는 코딩과 로보틱스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코봇을 프로그래밍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노코드 로봇 팔’을 개발하고 있다. 직원이 햄버거를 만들거나 지붕을 고치는 작업 과정을 코봇에게 단계별로 보여주면, 코봇이 그대로 모방해서 수행한다. 현장 직원이 직접 로봇을 설계하고 작동하고 보완할 수 있어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제 생성형 AI 혁신이 로봇 산업까지 이어져 로봇지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핵심인 트랜스포머 모델과 대규모 언어모델을 로봇에 적용하면, 로봇은 명령 속 맥락을 파악해서 특정 훈련 없이도 알아서 수행할 수 있다.
2023년 7월 공개된 구글 딥마인드의 ‘로보틱스 트랜스포머 2(RT-2)’는 로봇이 더 복잡한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최초의 ‘시각-언어-행동(vision-language-action) AI 모델’이다.
기존 RT-1은 로봇이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직접 프로그래밍해서 훈련시키는 모델이었다면, 업그레이드된 RT-2는 별도 프로그래밍 없이 인터넷상의 이미지와 정보를 습득해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모델이다. 가령, RT-2가 탑재된 로봇은 쓰레기를 선별하고, 줍고, 버리는 방법을 단계별로 훈련받지 않더라도, 사람의 지시를 듣고 웹에 있는 언어, 비전 데이터를 활용해 알아서 수행한다.
또한, RT-2는 연쇄 추론이 가능한 점도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로봇은 종이보다 돌이 망치로 쓰기에 왜 더 나은지, 피곤한 사람에게 에너지 음료가 왜 필요한지 추론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Instruction: 못을 박으려면 망치가 필요한데, 어떤 도구가 유용할까?
Prediction: 로봇이 돌을 골라 집는다
2022년 2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챗GPT로 로봇을 제어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챗GPT에 ‘로봇 팔로 MS 로고를 나무 블록으로 만들어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챗GPT가 알아서 코딩해 로봇에게 명령을 전달하고, 로봇 팔은 그대로 수행한다. 또, ‘드론이 장애물을 피해 날게 해줘’라고 챗GPT에 텍스트를 입력하자 드론은 장애물을 피해 도착 지점에 무사히 안착했다.
챗GPT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는 2023년 3월에 노르웨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1X 테크놀로지스’에 투자해 큰 관심을 끌었다. 1X 테크놀로지스는 챗GPT를 심은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NEO)’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디지털 세계에서 작동하는 생성형 AI 언어모델을 로봇인 물리적인 세계로 적용하고 있다.
로봇 기술이 제조업을 넘어 물류, 의료, 농업,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되면서, 비즈니스 리더는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 비용 절감, 혁신 촉진에 있어 로보틱스의 잠재력을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 하드웨어 개발부터,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 첨단 기술끼리의 결합이 로봇 산업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사람과 로봇과의 협업 뿐 아니라, 로봇끼리도 협업하면서 노동 패러다임을 뒤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경쟁 관계보다는 보완 관계로서 사람과 로봇의 새로운 역할을 정립하고, 우리 삶과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로보틱스가 가져다 줄 기회를 탐색해보자.
<References>
· “Three tailwinds for robotics adoption in 2024 and beyond”, 2023.9.15, EY
· "Collaborative Robot Market by Payload, Application, Industry and Region - Global Forecast to 2029", 2023.7, MarketsandMarkets
· “2023 State of Industry 4.0(Digital-driven resilience)”, 2023.8.17, Kearney
· “Robotics, Automation and Generative AI: ‘The Terminator’ Paradox”, 2023.8.1, Gartner
· “A Smarter Strategy for Using Robots”, 2023.4, Harvard Business Review
· “Top 5 Robot Trends 2023”, 2023.2.16, 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 “Unlocking the industrial potential of robotics and automation”, 2023.1.6, Mckinsey
· “How Apple Daisy de-manufacturing machines battle e-waste”, 2023.1.4, wallpaper
· “10 years of Amazon robotics: how robots help sort packages, move product, and improve safety”, 2022.6.22, Amazon
· “Environmental Progress Report”, 2022.4.19, Apple
· “Smart manufacturing’s great convergence: Industry 4.0”, 2022.4.11, Kearney
· “Robotics Outlook 2030: How Intelligence and Mobility Will Shape the Future”, 2021.6.28, BCG
· “미국,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찾는 수출 기회”, 2023.8.14,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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