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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Jan 05. 2024

[협상] 협상을 잘 하고 싶다면, OO을 많이 하라


# Case 1. 김사장


게임회사 K의 김 사장. 

이번에 새로 런칭할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직접 와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기획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상설 전시장이 필요했는데요. 김 사장은 많은 사용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500 평이나 되는 큰 전시장을 찾았죠. 임대 협상을 하기 위해 상가 주인과 만났을 때. 김 사장은 다른 세입자보다 몇 배나 큰 평수를 빌리기 때문에 당연히 평균 평당 임대료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할 걸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왠걸. 상가 주인은 “입주하는 모든 업체에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고 있으니 몇 평을 빌리든 평당 2만 원씩을 적용할 겁니다”라고 말합니다. 이에 김 사장은 “그런 황당한 말이 어디 있습니까? 500평을 임대하면 10평을 임대하는 것에 비해 훨씬 싸게 해 주는 것이 모두가 다 아는 관행 아닙니까?”라고 맞받아쳤는데요. 그러자 상가 주인은 정색을 합니다. 이번에 좀 다르게 사업을 하려고 이러는 거고,  또 이게 그렇게 황당한 일은 아니라면서요. 결국 서로 기분만 상했고, 협상은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았는데요. 이 상황,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상가 주인이 왜 화가 났는지 눈치 채셨나요? 그는 김 사장의 한마디에 기분이 상한 건데요. 김 사장이 상가 주인에게 ‘당신의 주장은 틀렸다’고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맞고, 

당신은 틀렸다?


김사장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나의 주장은 맞고, 당신 주장은 잘못됐다’고 주장하려고 합니다. 그래야 상대방이 내 주장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하지만 잘못됐다는 지적을 받은 사람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더 강하게 자기 주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협상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지 않게 하면서,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게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질문의 기술을 협상에서 활용하는 것입니다. 







# Case 2. 박사장


김 사장과 같은 상가에 입주한 박 사장의 이야기입니다. 박 사장도 김 사장처럼 500평을 빌리는 대가로 할인을 받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상가 주인은 박 사장에게도 “입주하는 모든 업체에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고 있어 몇 평을 빌리든 평당 2만 원씩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죠. 그런데 박 사장은 할인을 받아 상가에 입주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바로 박 사장은 김 사장처럼 상대방이 잘못됐다고 공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많이 사면 깎아주는 게 일반적인 관례인 것은 아시죠?” 이에 상가 주인이 안다고 대답하자 이번에는 “여기서는 그런 관례가 적용되지 않나 보죠?”라고 물었습니다. 이 질문에 상가 주인은 “네, 저희는 이번에 좀 다른 방식으로 사업을 할 생각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협상을 잘 못하는 사람은 ‘관행대로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라고 상대방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박 사장은 대신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이번에 그 관례가 적용되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라고 말입니다. 상가 주인은 “우리 상가 대부분이 소규모 임차인들입니다. 지난 번에 그 관례를 적용했다가 소규모 업체들의 큰 반발을 샀습니다. 그래서 이번부터는 정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박 사장은 다시 질문했습니다. “아,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하지만 소규모 업체의 불평 때문에 큰 세입자에게까지 같은 가격을 적용한다면 회사에 나쁜 관례가 될 것 같습니다. 회사의 장래는 우리 같은 큰 세입자와 장기적인 전략적 관계를 얼마나 잘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상가 주인은 “그것은 그렇긴 하죠”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박사장은 “업계의 관행은 지키시면서, 그 대신 저희와 함께 소규모 업체의 불만을 줄일 수 있는 전략적인 방법을 고민해 보시면 어떠실까요?”라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상가 주인은 “좋은 의견입니다”라고 대답했고. 두 사람은 오늘 밤 서로 그 방법을 생각해서 내일 다시 의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라는 건설적인 생각을 가지고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두 사람은 관례대로 싸게 해주는 대신 적은 비용으로 소규모 상인들을 위한 편의 시설을 만들어 주어 그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방안에 합의했고요. 박사장은 훨씬 싼 값에 500평을 임대할 수 있었습니다. 







협상에서 

질문의 효과


어떤가요? 김 사장과 박 사장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협상에서의 질문의 효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질문은 상대방이 자신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해줍니다. 문제 상황에서 김 사장은 상대방의 요구의 허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해 상가 주인은 화를 내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하면, 상대방은 대답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도,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걸 알릴 수 있죠. 


또한, 질문이 없었다면 알 수 없었을 귀중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협상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 즉 ‘욕구’를 파악하여 만족시키는 기술입니다. 그런 면에서 상대방의 욕구를 아는 것은 협상의 핵심이 되는데, 질문은 상대방의 욕구에 관해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앞의 상황에서 박 사장 역시 ‘정책을 바꾼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와 같은 질문을 통해 상대방이 미처 말하지 못했던 정보. 바로 ‘소규모 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싶지 않은 마음’를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가지고 상대방이 만족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여, 결국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여러분의 협상 상대도 틀린 이야기로 자기 주장만 하고 있나요? 그렇다면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보세요.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은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고요. 여러분은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그들이 원하는 욕구를 파악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통해 양측 모두가 만족하는 기분 좋은 협상을 만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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