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통계의 변화야 말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
-피터 드러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전세계적인 메가 트렌드인 가운데,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나라의 출생아 수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 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78명(2022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 UN의 기준에 따르면, 한 국가가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 2.1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심각한 저출생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전세계에 유례없는 속도의 인구감소를 마주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인구는 2020년(5,184만 명) 정점을 찍고 계속해서 줄고 있다. 2050년에는 4,736만 명, 2070년에는 3,766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5%(2022년 기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에는 20.6%를 기록하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35년 30.1%, 2050년에는 43%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 전쟁 등 외부 충격이 없는 한 인구 예측은 ‘정해진 미래’로 불릴 정도로 정확하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도 있지만,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하면 오히려 성장을 모색할 수 있다.
책 ‘슈퍼 에이지 이펙트’의 저자 브래들리 셔먼(Bradley Schurman)은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혁신과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성장 둔화, 시장 축소 등 부정적인 요인이 대두되는 가운데, 새로운 기회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저성장의 시대에도 성장세를 보이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영포티·영피프티(Young Forty·Young Fifty) 시장과 엔젤 산업(Angel industry)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액티브 시니어 시장의 특징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은 어떤 시장을 선점하여 지속 성장을 꾀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얻어보자.
2025년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액티브 시니어란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사회 및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50세 이상의 인구를 의미한다.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버니스 뉴가든(Bernice Neugarten) 교수가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고 말하면서 제시한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차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액티브 시니어에 해당한다. 과거 고령층과 달리 고학력자 및 고소득자의 비중이 높고,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문화적 개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 있다. 청년들처럼 사회·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젊은 노인을 뜻하는 신조어인 욜드(YOLD, Young Old)라고도 불린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욜드의 전성기가 도래했다”며 “이들의 선택이 앞으로 소비재, 서비스, 금용시장을 뒤흔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시니어의 ‘필요’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이들에게 외면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케첩으로 유명한 식품 대기업 하인즈의 실패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인즈는 틀니를 착용한 노인들이 거버의 이유식을 이용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10년간의 연구 끝에 노인용 통조림을 선보였으나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MIT 에이지랩의 창립자인 조지프 코글린(Joseph Coughlin)은 그 실패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거버 이유식을 구입할 때는 손주에게 먹이기 위해 산다고 그럴 듯하게 둘러댈 수 있지만, 노인용 식품을 사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노인용 식품을 사는 것은 마치 내가 나이가 많고 치아도 성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시니어의 필요를 넘어 ‘욕구’를 읽고 이들을 어엿한 소비주체로 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젊은 시절에 비해 신체상의 한계가 생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니어들이 오로지 그 문제만을 생각하며 상품을 사용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국의 디자인 회사 프리스트먼 구드의 이동 보조 기구 ‘스쿠터 포 라이프(Scooter for Life)’는 시니어 제품에 대한 편견을 깬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이동 보조 기구의 부피를 줄이고 현대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고령층이나 환자용 제품으로 보이지 않게 했다. 여기에 안전을 위한 바퀴를 추가하고 수납력과 휴대 편의성을 높여 기능성도 놓치지 않았다.
“Mind the Generation Gap”, 2023.06, BCG
“The Consumers of the Future: Influence vs. Affluence”, Kearney
“2023 시니어 비즈니스의 현 주소와 방향”, 2023.05, KOITA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인구구조 변화가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 2023. 04, PwC
“10개의 포켓을 장착한 VIP 소비자 가족 내 구매결정까지, 자본주의 키즈의 힘”, 2022.10, DBR
“주요국의 실버시장 현황과 우리기업에의 시사점”, 2022.07, IIT 한국무역협회
“X세대의 지갑을 여는 마케팅 전략”, 2022.06, DBR
“영 포티, X세대가 돌아온다”, 2021.05, 이선미 저
“노인을 위한 시장은 없다”, 2019.03, 조지프 F. 코글린 저/김진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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