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팀버랜드의 CEO 제프 스워츠는 메일함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루 아침에 6만 5천개의 새 메일을 받은 건데요. 읽어보니,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을 비롯해, 환경에 관심 많은 소비자들이 보낸 항의 메일이었죠. 팀버랜드가 쓰는 소가죽 일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을 밀어내고 만든 목장에서 나왔다고요. 금세 소식 퍼져서 기사도 뜨기 시작했습니다.
항의 메일을 받은 스워츠는,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만 했습니다. 사실 당시 대부분의 신발 제조사들은 가죽 공급사에서 품질 좋은 가죽을 사올 뿐, 정확히 어느 목장에서 만들어지는 지는 알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팀버랜드는 평소에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웠던 만큼, 이걸 몰랐다는 것 만으로도 평판이 추락하는 건 시간문제였죠.
고민하던 스워츠는 남다른 방법으로 이 위기를 역전시켰습니다. 이 일이 터지자, 팀버랜드 임원들은 그냥 브라질산 가죽의 거래를 전부 끊어버리자고 했습니다. 급한 불부터 끄자는 거죠. 하지만 스워츠는, 그렇게 단순히 문제를 덮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했을까요?
직접 그린피스에 연락 해서 우선 부족함을 인정했고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고, 힘을 합쳐달라고 했죠. 직접 변화를 이끌어내는 걸 좋아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구미에 딱 맞는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그린피스는 팀버랜드의 적극적인 제안에 감명받아, 두 팔 걷고 협력했는데요. 덕분에 두 달 만에 가죽이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 인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죠. 이걸로 열대 우림을 파괴하며 만들어진 가죽을 걸러낼 수 있었고요.
곧 다른 기업들도 이걸 따라하기 시작했는데요. 화를 내던 그린피스는, 환경 보호를 위해 앞장서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 팀버랜드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 결과를 환경 운동가들과 소비자들에게도 알렸죠. 덕분에 팀버랜드는 ‘환경 친화’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습니다. 사과 한마디로 끝나버릴 뻔 했던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은 건데요. 위기를 겪었음에도 매출은 오히려 1년 만에 11%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나갔죠.
그렇다면 우선 화난 소비자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뻔한 방식 대신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보세요. 예상을 뛰어 넘는 '감동'을 선사하며 위기를 풀 수 있을 겁니다.
창조적인 기업은
어떤 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 INSEAD 경영대학원
장 클로드 라레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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