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가구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허먼 밀러(Herman Miller)사의 의자’인데요.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절반이나 이 회사 의자를 쓰죠. 디자인도 센스 있는데, 오래 앉아 일하기도 편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랄까요? 의자 하나에 디자인 한 스푼, 기능 한 스푼. 두 가지를 살뜰히 챙겨 넣은 이 회사 비결은 대체 뭘까요?
다양한 재료들이 뒤섞인 샐러드 볼처럼 허먼 밀러의 디자인 실에도 디자이너들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수 십 명의 엔지니어와 인체, 재료공학 전문가들도 함께 있죠. 모두가 얼굴을 마주하고 한 팀이 돼서 일 합니다. 이건 단계 단계마다 각 분야의 의견을 활발히 교환하기 위해선데요.
실제로 전 세계에서 800만 개가 넘게 팔린 의자 ‘에어론’을 개발할 때도 디자이너들과 인체 공학자, 심지어는 정형외과 의사와 혈관학 전문가까지 머리를 맞댔죠. 최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섞여야 최적의 결과물이 나온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아니, 이러다 중구난방이 돼서 의견 조율이 안되면 어떡하냐고요? 다행히도 그런 걱정은 없습니다. 아무리 거친 토론이 벌어져도 모든 의사 결정은 단 한가지 기준을 따르기로 했으니까요. 바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준이죠.
그래서 수석 디자이너 빌 스텀프(Stumpf)도 시력 측정사와 토론을 벌이다 만들던 컴퓨터 의자를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컴퓨터 하기가 불편하다는 게 고객의 문제였는데 의자만으로는 해결이 안됐거든요. 모양을 아무리 자유자재로 바뀌게 한들 정작 스크린이 딱 고정돼 있으니 불편한 건 마찬가지였죠. 그래서 그와 다른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어떻게 움직이든지 간에 스크린까지의 거리와 각도가 유지되도록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결국 눈높이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지고, 키보드 위치도 조정되는 PC 책상이 탄생했죠.
그렇다면 허먼 밀러의 ‘샐러드 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보세요. 뚜렷한 하나의 기준만 있다면 그 다양함이 최고의 혁신제품을 탄생시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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