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실 안, 세면대 앞에 선 두 사람
정대리: 야 얘기 들었냐? 유부장이 개고기 때문에 승진한 거라던데?
노대리: 엉? 그게 뭔 소리야?
정대리: 사장님이 개고기 킬러잖아~ 근데 이번 승진대상자 중에서 보신탕 잘 먹는 유부장만 승진을 했잖냐~ 뭔가 좀 이상하지 않아?
유부장: (화장실 문이 열리며) 흐음…
정대리: 엇! 유, 유, 유부장님..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으레 가십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지난 2001년에 파산한 미국의 에너지회사 엔론의 경우, 직원들이 하루 평균 주고 받았던 이메일 중 14% 이상이 가십이었다고 하죠. 그 내용은 주로 상사나 동료, 회사에 대한 비방이나 소문 등이었다는데요. 과연 이것이 엔론만의 이야기일까요? 국내 직장인들의 77%가 직장에서 가십성 대화를 한다고 합니다.
우선 ‘업무 몰입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의 여론조사기관 ‘워크플레이스 옵션스(Workplace Options)’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가십’이었다고 합니다. 즉, ‘누구랑 누구랑 싸웠다더라’, ‘이번에 대규모 인원감축이 있다더라’ 등 일명 ‘카더라 통신’에 빠지다 보면 불필요한 잡념만 많아져서 일에 집중할 수가 없는 거죠. 또한, 팀 내 혹은 팀 간에 비방성 가십이 떠돌아다닐 경우 서로 간에 불신이 더욱 쌓여, 결과적으로 업무협조는커녕 걷잡을 수 없는 분열까지 일어날 수 있죠.
다음의 세 가지를 점검해 보고, 가십이 만들어 지는 원인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시면 됩니다.
먼저 ‘사내에 있는 정보들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십시오. 일부 기업들은 회사에 무슨 일이 터졌을 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 ‘이것은 경영상의 기밀이라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직원들에게 말을 아끼는데요. 이렇게 정보를 자꾸 숨기다 보면 직원들의 의구심만 더 키워서 온갖 추측성 가십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직원들 간에 서로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많은지’를 점검해 보십시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친밀하거나 호감을 느끼는 사람보단, 어설프게 알고 있거나 애착이 없는 사람들을 향해 가십을 만들어 낼 때가 훨씬 더 많지요. 이는 상대방에 대해 모르는 게 많고 친근감을 못 느낄수록 그 사람을 이해해 주고 싶은 마음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심리학에는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라는 것이 있는데요. 이는 어떤 대상을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친밀감이 상승하고 그 대상에 대해 더욱 호의적인 태도를 갖는 것을 말합니다. 결국, 직원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 자체가 가십을 줄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인 셈이죠.
마지막으로, ‘전 직원이 수긍할만한 명확한 판단 기준이 있는지’를 점검해 보십시오. 사실 조직 내 가십은 공정성 논란이 일어났을 때 가장 많이 생겨나기 쉬운데요. 특히 인사철만 되면 사내에 온갖 가십이 떠도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따라서 경영자는 전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그 안에서 모든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하는데요. 일관된 기준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직원들이 납득하기 시작하면, 공정성을 이유로 부정적인 가십이 떠돌아다닐 가능성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조직 내 가십을 자연스럽게 뿌리 뽑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정보의 투명성', '구성원 친밀성', '의사결정 기준의 명확성' 3가지를 점검해 보세요. 사내 가십의 빈도와 양이 줄어드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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