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하위층에 속한다고 답한 비율이 45.6%이라고 합니다(NH투자증권, 2022). 2년 전에 실시했던 조사에 비해 5%나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요즘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그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돈이 없을 때에도 그냥 저렴하기만 한 제품을 사면 자기 가치도 낮아지는 것 같아 자존심 상해한다는데요.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회사 인터브랜드Interbrand 대표 제즈 프램턴(Jaz Frampton)에 따르면 “고객들은 수입이 줄어드는 시기에 오히려 거래의 대가로 돌려받을 것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고 하죠. 싼 걸 사면서도 뭔가를 더 바라는 고객들, 이들의 지갑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는 그 제품을 사야 하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어떻게 하냐구요?
이곳 제품들의 평균 가격은 약 2천원에서 4천원 정도로, 덴마크의 다이소라 불릴 만큼 저렴한데요. 그런데 이 곳의 제품을 사는 고객들에게는 ‘싸다는 것’ 외에 물건을 사는 또 다른 ‘명분’이 있다고 합니다. “플라잉 타이거 제품은 싸서 사는 게 아니다. 펀하고 유니크한 디자인 때문에 산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 회사의 창업자 레나드 라이보츠(Lennart Lajboschitz) 는 이렇게 말했죠. “많은 사람들이 할인 매장에서 쇼핑을 하면서 가난하다고 느낀다. 그러나 여기서는 부자가 된 듯이 기쁘게 쇼핑할 수 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명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일단 이들은 에코백, 키친용품처럼 기본적으로 싼 일상 제품을 주로 팔았습니다. 또 광고는 일체 하지 않고, 자라나 H&M처럼 패스트 패션 시스템을 도입해 빠르고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어 냈죠. 이렇게 가격만 낮추면 다른 곳과 다를 바 없겠죠? 이들은 자신들만의 재미있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북유럽 특유의 감성을 담아 직접 디자인을 했습니다. 머그컵, 쿠션, 양말 등 다양한 물건으로 만들어진 ‘콧수염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쳤죠. 이 외에도 매장에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귀엽고 독특한 디자인의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또 이런 제품들은 나름의 이야기를 가지고 매장에 진열되는데요. 가령, 고객들이 주말에 피크닉 가는 걸 떠올리며 제품을 살 수 있게 블랭킷과 접시, 냅킨 등을 나란히 배치합니다. 덕분에 소비자들도 그런 장면을 떠올리며 지루하지 않게 쇼핑을 하죠. 동물 모자를 쓴 밝은 스태프들도 즐거움을 더해주고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 회사는 전 세계 29개국에 950개 이상의 매장이 있는데요. 유럽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2012년에 일본, 2016년에 한국에도 진출해 지금도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1호점 오픈 당시 품절 상태로 잠시 문을 닫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하죠.
착한 가격의 우리 제품, 싸구려라며 안 산다 소비자 때문에 고민이신가요? 싼 가격만 내세우지 말고, 우리 제품 안 사고 못 배기는 다른 ‘명분’을 만들어 주세요. 돈은 없어도 티 내기 싫은 소비자 자존심을 지키면 매출도 팍팍 올라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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