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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GM세계경영연구원 Sep 08. 2022

소 잃고 외양간 고친 나사,
의사결정 실패를 줄이려면




우주 공간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고?


우주 비행사 루카 파르미타노(Luca Parmitano) 이야기

파르미타노는 2013년 5월부터 6개월 동안 우주정거장 유지 보수 작업 임무를 수행했다. 7월 16일(현지시각) 그는 우주정거장 해치(문)를 떠나 도킹용 부품 교체 작업에 착수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목 뒤가 축축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물이었다. 어디서 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헬멧에 땀이 찬 것처럼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곧바로 지상 관제센터에 이 문제를 알렸지만 센터 반응은 덤덤했다. 땀을 흘려서 그런 것 아니냐는 어이없는 질문이 돌아왔다. 


하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했다. 어느새 물은 그의 턱까지 차올랐다. 파르미타노는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에어록으로 향했지만 물이 코로 들어가고 시야도 뿌예져 자칫 익사할 수도 있었다. 파르미타노는 가까스로 에어록의 외부 해치로 돌아왔다. 그러나 해치 문을 닫고 기압을 맞출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몇 분이 흘렀고 마침내 헬멧을 벗었을 때 그 속엔 1.5L의 물이 차 있었다. 다행히 그는 살아남았다.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원인 파악에 나섰다. 물이 새는 위치를 추적해서 보완했고 스노클처럼 생긴 호흡관도 우주복에 추가했다. 


그러나 가장 큰 실수는 기술 문제가 아닌 바로 사람 문제였다. 

일주일 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는데, 파르미타노와 동료들은 우주복에 장착된 냉각수통에서 새어 나온 것으로 생각했고, 휴스턴 통제센터도 동의했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교체했어야 했지만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상황은 끝나 버렸다. 








비슷한 사고는 과거에도 있었다는데?


1986년 챌린저호 폭발 사고

챌린저호의 경우 오링(O-ring)이라는 고무 패킹이 낮은 온도에서 굳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발사 직후 폭발했다. 뜨거운 가스가 새어 나와 연료탱크를 태우는 바람에 우주비행사 일곱 명이 목숨을 잃었다. 

NASA 기술자들은 오링 사고 가능성을 알았지만, 발사를 강행했다. 그동안 여러 비행에서 오링 불량이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었다.


2003년 우주 왕복선 컬럼비아호 사고

2003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는 귀환 도중 폭발했다. 발사 당시 약 1m 길이의 작은 발포 절연체가 떨어져 나간 뒤 왼쪽 날개를 강타했다. 이 절연체는 재질 특성상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일이 잦았다. 그런데 이번엔 조각이 컸다. 큰 서류 가방 크기로, 그때까지 충돌한 것 중 가장 컸고, 부딪힌 각도도 좋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은 이런 문제에 익숙해진 나머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컬럼비아호는 예정된 임무 수행 후 복귀하기 위해 대기권에 진입할 때 손상된 왼쪽 날개가 떨어져 나가며 폭발해 일곱 명의 사망자를 냈다. 왜 이런 사고가 반복될까.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될까?


NASA의 성과 우선주의

NASA는 오랜 세월 성과를 우선시했다. 우주선 발사가 연기되면 따가운 비판과 예산 삭감이라는 위협이 쏟아졌고, 성공하면 찬사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성공하면 그동안 준비 과정에서 드러난 잘못들이 묻혔다.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위성이 폭발할 수 있는 위험까지도 말이다.


NASA에도 사후 보고 절차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과에 책임지게 하는 성과주의 문화가 이를 방해했다.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의 학습 장애물이었다. 만약 부족했는데도 결과가 좋게 나왔다면, 사람들은 여태까지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려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끔찍한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큰 잘못을 깨우친다. 그제야 비로소 가던 걸음을 멈추고 여태까지의 관행을 살펴본다. 성과에만 집착하면, 사람들은 안전한 길만 추구하게 된다. 구성원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을 피하게 된다.







조직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줄이려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아담 그랜트 교수는 ‘싱크 어게인(Think Again)’이라는 책에서 의사 결정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가 어떤 결정을 할 때 최악의 결과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되고 그 전에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에게 ‘결과에 대한 책임성’은 당연히 요구되지만 ‘과정에 대한 책임성’도 요구된다. 최종 결정 전에 여러 대안을 얼마나 주의 깊게 살피는지도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잘못된 의사 결정은 대개 얕은 생각에서 출발하고, 좋은 의사 결정은 깊이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기를 토대로 한다.




*이코노미조선에서 제공하는 'IGM의 인사이트 경영'을 요약 정리함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6&page=1&t_num=13613259&fbclid=IwAR0jevFWOqdRmPlKWIIzzQrEsNVE8oZwUK3BEPjKt38lA_ZRdg-mhqHqF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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