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强)자보다는,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약(弱)자의 스토리가 더 강력한 충성심을 만든다.
- 네루 파하리아 (조지타운대학교 맥도너 경영대학원 교수)
이 맥주는 1984년에 보스턴 비어(Boston Beer)사에서 처음 출시됐는데요. 당시 이 회사 제품은 미국 맥주 시장 에서 점유율이 겨우 1.3% 정도밖에는 안됐죠. 말 그대로 약자 중에 약자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약자 같지 않은 과감한 행보로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맥주 시장의 최고 강자인 앤하이저 부시(Anheuser-Busch)를 경쟁 상대로 지목한 겁니다. 당시 이 회사는 미국의 국민 맥주인 버드와이저를 내세워 무려 5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보스턴 비어사는 이 회사를 상대로 후발주자인 사무엘 아담스를 출시했죠. 바로 작정하고 ‘약자’가 되기 위해서였습니다.
일단, 보스턴 비어사는 그들의 신제품, 사무엘 아담스를 앤하이저-부시의 제품들과 의도적으로 비교했죠. 사람들이 이 두 회사를 경쟁 구도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려고요. 사실 이제 막 나온 사무엘 아담스에게 국민 맥주 버드와이저는 감히 견줄 수도 없는 강자였습니다. 그런데도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CEO인 짐 쿡(James Koch)은 인터뷰에서 이 둘을 자주 비교했죠. 이렇게 말하면서요.
“앤하이저-부시는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맥주를 만들죠! ”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버드와이저를 찾습니다. 우리 사무엘 아담스 보다는요.”
처음엔 좀 얼토당토않은 비교 같았지만 자꾸 같이 묶어서 얘기하니 사람들의 머릿속엔 이 두 회사가 마치 경쟁구도에 있는 것처럼 각인됐습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게 하나 있는데요. 보스턴 비어사는 앤하이저-부시가 강자라는 걸 더 확실히 띄워줬다는겁니다. 경쟁 구도를 만들면서도 우위에 서려고는 하지 않은 겁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 자기들이 더 부족한지 자꾸만 확인시켰는데요.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약자가 되려고 한 걸까요? 바로 사람들이 약자라면 좀 도와주고 싶어 하는 심리를 이용하기 위해서였죠. 일종의 연민을 자극해서 고객들을 내 편으로 만든 겁니다. 이렇게 보스턴 비어사는 싸움을 누가 봐도 불리하게 만들고 동정표를 착착 챙겼죠. 게다가 이 기세로 슬로건도 만들었습니다. ‘아직은 작지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고요. 이걸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다부진 약자라는 이미지도 심을 수 있었죠.
이렇게 고객의 보호본능을 제대로 자극한 보스턴 비어사는 사무엘 아담스를 미국 내 가장 큰 수제맥주 브랜드로 성장시켰습니다. 미국 맥주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무려 19% 까지 올렸고요. 이제는 더이상 보스턴 비어를 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 여러분도 후발주자 브랜드를 성공시킬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신가요? 그렇다면 한번 전략적인 약자가 돼 보시는 건 어떨까요? 소비자들의 보호 본능을 제대로 자극하기만 하면, 전세를 뒤엎어줄 강력한 지지자가 돼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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