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킬 갭을 줄이는 성공 전략
2020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에서는 기술 변화에 따라 향후 2년 안에 현재 업무에 필요한 핵심적인 스킬 42%가 바뀔 것이며, 2030년이 되면 전세계 3분의 1가량의 직무가 변화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기업에서는 기술이 가져오는 혁신 속도를 구성원의 역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스킬 갭(skill gap)에 대한 고민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3%의 기업이 이미 스킬 갭을 겪고 있고, 44%는 향후 5년 이내 스킬 갭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스킬 갭을 해소하기 위한 최적의 방안으로 재교육(41%), 재교육과 채용 병행(41%), 채용(18%)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이 기업의 스킬 갭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방법으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 두 가지 개념이 있다. 리스킬링(reskilling)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것이다. 반면, 업스킬링(upskilling)은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스킬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대부분 기업의 재교육 프로그램은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아마존은 직원 재교육을 위해 업스킬링 2025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에 근무하고 있는 인력의 약 30%에 해당하는 직원 10만 명을 재교육하기 위해 7억 달러(약 84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1년에 직원 1명당 1200달러(약 144만원) 정도를 지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마존의 업스킬링 2025 프로그램이 기업의 재교육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업스킬링 2025는 직원 재교육을 위한 수업과 수업료 등을 지원한다. 직원들은 회사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현재 직무와 관련 없는 다른 직무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술 관련 직종에 속하지 않은 근로자들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은 고급 교육 과정까지 제공한다. 아마존의 머신러닝대학에는 전직 대학교수였던 아마존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수업을 가르친다. 아마존의 재교육 프로그램은 머신러닝, AI 등 ICT 기술 도입으로 업무가 자동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의 업무 재배치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통신사 AT&T는 2013년부터 직원 재교육 프로그램 리부트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28만 명에 이르는 직원 중 절반 정도인 14만 명이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다. AT&T 직원의 상당수는 유무선 통신장비 및 네트워크, 콜센터 등에 종사하는 인력이다. 회사가 통신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 모델로 전환할 계획을 세우면서, 모바일 데이터 및 AI 도입을 위한 기술 인력이 부족했고, 이를 직원 재교육으로 해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실시한 것이다. 실제로 약 4만 명의 기술 관련 필요 인력 중 40%를 내부에서 재교육 후 선발하면서 기존 인력의 대량 해고를 막은 것으로 밝혀졌다.
리부트 프로그램은 먼저 직원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이 무엇인지 면담을 통해 분석한 후 에듀테크 기업 유다시티, 조지아공과대학과 함께 개발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주당 5시간에서 10시간 정도를 재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스킬 갭을 줄이는 리스킬링과 업스킬링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까.
첫째, 우선적으로 필요한 스킬을 정해야 한다. 단, 지금 당장 필요한 스킬보다는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스킬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구성원들이 현재 어떤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진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스킬 갭 정도를 파악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싱가포르의 DBS은행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직원들이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와 주길 바랐다. 따라서 디지털 비즈니스에 필요한 일곱 가지 핵심 스킬을 선정하고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DBS은행의 우선순위 중 하나는 직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데이터를 능숙하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조직 내 거의 모든 구성원이 ‘데이터 주도형 사고’를 가지고 그것을 자신의 업무에 다양하게 활용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일선 영업이나 서비스 담당자들은 고객의 선호도와 행동에 관한 데이터를 잘 알아야 하며, 임원은 과거의 경험이나 직감에 맞지 않는 데이터도 신뢰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둘째, 전략적으로 스킬 갭을 좁혀 나가야 한다. 기업에 필요한 스킬을 파악했다면, 다음으로는 누구를 먼저 재교육할 것인지(who), 어떤 교육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what & how)를 선택해야 한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교육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러닝, 게임 기반 학습, 증간현실 기반 교육 등 교육의 방식이 다양화 되었기 때문에, 기업에 필요한 스킬을 향상시키는 데 어떤 방식이 가장 적합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독일의 도이체텔레콤의 경우 의무교육과 같이 단순한 주제의 경우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하고, 소프트스킬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훈련이 필요한 주제의 경우 대면 교육 혹은 대면과 디지털 교육을 혼합하여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사적인 학습과 성장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CEO가 나서서 학습과 성장의 문화를 장려하고, 구성원이 배울 수 있는 적절한 인센티브가 있으며, 인재 관리 및 성과 평가와 같은 HR 프로세스가 학습과 연계되어 있어야 재교육 프로그램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 스탠다드차타드의 경우 3년 전 새로 선임된 CEO 하에서 기존 비즈니스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면서 리더들에게 먼저 새로운 역량을 키우는 리더십을 강조했다. CEO가 나서서 조직적 아젠다를 교육의 핵심에 두고 그 아젠다를 이끌 스킬과 행동을 개발할 때 재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References>
Mckinsey, ‘Beyond hiring: How companies are reskilling to address talent gaps’ (February, 2020)
WEF, ‘We need a global reskilling revolution – here's why’ (January, 2020)
HBR, ‘The Transformer CLO’ (February, 2020)
BCG, ‘Decoding global trends in upskilling and reskilling’ (November, 2019)
Mckinsey, ‘Retraining and reskilling workers in the age of automation’ (January, 2018)
KT경제경영연구소, ‘2020 빅 체인지’ (2019)